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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감상실

봉숭아 꽃물 들이기

앨범타이틀 | 제15회 서울창작합창제  (2014.09)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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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용 시/정덕기 곡/서울바로크싱어즈/지휘 강기성/피아노 오현미

봉숭아 꽃물을 들인 적이 있었지요
어느 여름밤 시린 발빛 아래
붉은 봉숭아 꽃 한 잎 따서
푸른 이파리를 달빛으로 칭칭감았지요
짖궂은 구름은 가끔 으스름 달빛을 가리고
그러면 저 달빛 붉은 연정으로 곱게
물들게 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지요
나이 마흔이 다 되도록
꽃물 한 번 들여 본 적이 없었지만
사랑이 이렇게 부끄러운 줄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지요
이 새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이
봉숭아꽃 붉게 물들이는 일일 것 만 같고
또 그렇게 달빛으로
푸른 이파리를 칭칭 감는 것이 사랑인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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