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 앉으면

조규화 작시 김진우 작곡 | 소프라노 고선애 | 피아노 엄은경

호숫가에 앉으면 설레임 맴돌아 고인 동그라미
빗방울이 수줍게 옛얘기 튕기고
여울은 잃어버린 꽃신 들고 조잘조잘대니
실개울 거슬러 가슴으로 일어서는 물너울

먹구름 소용돌이에 깔려도
부르며 그리며 사른 불심지로
해진 조각조각 박음질하다가 그대 눈동자 물결치는 파문에
대롱대롱 느낌표 매달려 꿈에 젖어 탄다
임이여 임이여 임이여

나갈 수도 돌이킬 수도 솟구칠 수도 없어도
한 마리 새로 난다
헐은 부리로 어스름 내리 핥고 깨물며
구멍 숭숭 뚫려 기진한 나래로 파닥이다가
쪽빛 기억으로 흠씬 젖어
호숫가에 앉으면 설레임 맴돌아 고인 동그라미 빗방울이
수줍게 옛얘기 튕기고 여울은 잃어버린 꽃신 들고
조잘조잘대니 실개울 거슬러 가슴으로 일어서는 물너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