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위한 기도

이왕조 시/임우상 곡/소프라노 이미경/피아노 김윤경

무더움 갈구하던 어느 봄날
꽃봉오리 기지개에 감탄마세요
며칠뿐인 고혹한 자태를 탐스럽다 마세요
삼백예순날 헐쑥한게 꽃나무 제모습 아닌가요
열기들 늙어가던 어느 오후
까치노을 번뜩임에 환호마세요
잠시 뿐인 유화같은 물들임에 눈 밟히지 마세요
이십여시간 변화무쌍 하늘의 제 모습 아닌가요
그대여 화장 지운 네 얼굴에 놀라지 마세요
돌아간다는 건 퇴근이나 귀향과 같은 기분일테니
이젠 슬픔과 고독이 찾아오면 낯설어 말고 반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