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박수진 시/이재석 곡/코리아챔버싱어즈/지휘 김동현


재행무상, 재행무상, 옴마니 반매홈, 옴마니 반매홈
아픈 세월이 끄트머리를 밟으며
깔닥고개 넘고 바위 등성을 지나
오늘도 홀로 산사를 찾아가네.
속세에 가까운 삼막사,
비질한 대웅전 뜨락에 서면 보이지 않는 바람에
풍경은 절로 울고 재행무상, 재행무상,
추녀 끝 하늘에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 떼들이
재행무상, 재행무상, 무언의 외침으로 가르치며
다른 하늘로 걸음을 재촉하는데
참으로 아픈 것은 세월이 아니요
지난 사랑도 아니요
죽어가는 모든 것들이 아니라
분노와 집착과 욕망이며
스스로 빗장 찬 마음이라,
재행무상,재행무상 , 재행무상, 재행무상,
세상사 참으로 무상하여라
바람 결에 풍경은 종일을 물고
재행무상, 재행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