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의 서(書)

오두영 시/정애련 곡/바리톤 김동원/피아노 방영은

무연한 들판 초록빛 바다 출렁이는 곳
그곳에 가을의 선들바람 불어오면
황금빛 물결 속에 축복이 나부끼고
사람들은 사랑의 열매를 거두리라
이윽고 저 산에 하얀 눈이 덮히면
철새들이 둥지 버리고 날아가듯이
나는 한세상 잘 살았노라 말하고
밤하늘의 별들을 향해 떠나가리라
그때에 내 영혼의 얼룩은 탓하지 마라
님께서 나를 부르시면
내 영혼은 맑은 수정 빛 니래를 펴고
하늘끝 저 너머로 훨훨 훨훨 날아가리라

해마다 봄이오면 나는 산허리 스쳐가는 바람의 노래
살아남은 자의 축복을 기원하리니
누구도 내 이름을 부르며 슬퍼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