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곡을 수도 없이 부르며 -화장실에서까지- 기나긴 학창시절을 보낸 것같습니다.
가여운 응시라는 싯귀가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헤푼 동정심 같은 거겠으나 당시에는 매우 의미깊게 받아들였으니까요
그 당시에 김부열 선생은 노래좀 하는 이들의 흠모의 대상 1호였습니다.
금애는 이곡을 수도 없이 들었지요. 어스름 저녁 때가 되면 얼핏 새벽의 여명과 같은 분위기에 휩싸여 마치 하루가 시작되는것처럼 하루를 꿈꾸며 듣고, 들으면서 중얼거릴때 지금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준비에 바쁜 아들의 태교음악에 하나였지요. 흔들의자에 깜박 졸며 이때쯤인가 마당의 등나무잎새가 노랗게 물들어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지면 센티해져서 혼자 의미 없는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이렇게 듣고 있으니그 모든 순수한 감정은 사라지고 지금은 몸과 마음에 주름만 잔뜩껴안고 있는듯 해서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