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긷는 처녀

모윤숙 시/김세형 곡/바리톤 김관동

아침의 나라 백두 하반에
전설을 안고 도는 여신과도 같이
물동이 허리에 휘감긴 팔목
그는 배달의 얌전한 아낙네러라
감싸서 둘린치마 바쁜듯
팔랑팔랑 팔랑이고
쪽진 머리 석양에 유난히도 아름다워
하늘가에 한가히 떠도는 그눈
그는 피어오른 한개의 장미같고나
떠오르는 샘속에 쪽바가지 자주 넣어
날마다 물동이 채워 가나니
집안 식구의 생명의 선을 가진
어여뿔사 이땅의 물긷는 아낙네여

SKC오케스트라/지휘 최창권/음악감독 박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