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찾습니다

변종태 시/이병욱 곡/소프라노 지선정/피아노 김다애

시간의 벽 속에 그가 산다.
아침이 되어도 출근하지 않는 그는
시계의 긴바늘로 오디열매를 찍어먹고 있다.
혓바닥이 까만 시계바늘
대낮에도 시커먼 태양이 뜨는
시간의 벽 속에서 배고픈 세월을 살다가
손톱으로 시간의 벽을 벅벅 긁다가
핏물이 밴 손톱으로 상처를 긁어대다가
시간의 벽 속에 사는 그를
그가 살아 있을 것이라고 믿는 누군가가 날마다
심인광고(尋人廣告)를 내지만
그 누구도 그를 본 일은 없다.
넓은 벽 속에서 시계소리만 뚜벅뚜벅 걸어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