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

장성구 시/김동진 곡
소프라노 강혜정/테너 이재욱/바리톤 송기창/메조소프라노 양송미/피아노 이지현

하늘의 빛을 받고 대지의 뜻을 물어
수미산 어둔골에 봄볕이 포옹할 때
아름다운 옛 뜻이 사랑을 꽃피운다.
우러러 간구한 영겁의 인연 모아
광야를 박차고 백두대간 뛰오르니
아기울음 우렁찬 흰 새벽을 열었다

어느 날 천둥소리 닭 울음 멈춘 계곡
긴 그림자 검은 구름 끝인 듯 이어지고
흙비 맞은 긴 다리 학은 날개를 접었다
햇가지 늘어트린 푸른 솔은 힘에 겹고
비스듬한 박달나무 바람결이 야속한데
어이할고 어이할고 어린잎이 파르르

오랜 이야기 옆에 찬 동녘의 이른 아침
흰옷 입은 지사의 반가운 발걸음
맑은 눈 밝은 미소 가슴 가득 긴 호흡
안개 거친 산야에 저 멀리 붉은 태양
새벽녘 장닭 소리 여인들은 바빠지고
강 건너 들려오는 기다림의 북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