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기침소리는 하늘의 별들을 떨어 뜨리고
지상의 나는 치마폭으로 추락한 보석들을 줍는다
치마폭에는 또 하나의 하늘
흰구름이 흐르고 붙박이 새가 날고
은박으로 수놓인 가을이 있고
나는 내하늘의 가을의 왕이더니라
왕관의 그 어즈러운 보석처럼
내 이마위에서 찬란하게 부서지는 소멸
님의 기침소리가 님의 기침소리가
하늘의 별들을 하나씩 떨어 뜨릴때마다 떨어뜨릴때마다
지상의 나는 지상의 나는 추락한 그리움들을 줍고 -
생명의 위대함.
팽창하는 거대한 우주를 티끌만한 손바닥 위에 올려 놓을 수 있었다는 것. 추락한 보석을 줍는 정도겠지만...
유한한 생명 안에 들어와 있는 무한의 우주
치마폭으로 감싸는 내면의 영원성.
붙박이 새같은 불멸의 사랑
테너의 고음으로 최고음으로 처리 할수 밖에 없는 황홀
나는 과연 님의 기침소리를 듣고 있는가?
이 노래를 들으면 디즈니의 애미메이션이 펼쳐진다.
귀엽게 생긴 새댁이 밤하늘을 쳐다본다.
찬란하게 펼쳐진 은하수를 쳐다본다.
그 순간 님의 기침소리가 은은하게 빛나는 창호지 문으로 새아나온다.
짙푸른 밤하늘에서는 유성이 날라가고...
님의 기침소리는 잦아들고...
푸르기만 하던 희망이 짓눌러오는 회색빛 불길한 느낌으로 물들어오고...
그 순간 창호지의 불빛은 붉은 점들을 번지고...
치마위로 떨어지는 별똥별을 받는 순간
치마위에 받아진 것은 하늘의 별이 아니라
이미 그안에 펼쳐진 은박으로 빛나던 나의 가을이여
청초한 두 눈에 가득한 눈물은 치마폭으로 떨어지고
사랑과 꿈은 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련과 고통속에서도 잃지 아니해온
이 맘속에 이미 있었던 것을
미리내의 찬란한 별빛들은 더이상 유성들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
서울 동생집에 가서 하루동안 쉬지 않고 들었습니다.
반복기능으로 해놓고 계속 들어가면서도 과연 이 노래가 세상밖으로 끝나버리는 것은 아닐까 할 정도로
깊은 몰입의 지경으로 가게 하였습니다. 지상의 나는 지상의 나는 추락한 그리움들을 줍고...
이 곡의 어우러짐이 너무 애닯은 마음들도록 과연 좋습니다.
폐병에 걸린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하늘이 맑은 강원도 산골로 들어왔다.
남편의 병은 차도가 없다. 오늘밤 따라 남편의 기침은 심하다.
늦가을 저녁, 늦은 밤 남편의 기침소리를 듣다 못해 정원으로 나와 밤하늘을 본다.
아름답기만 했던 나의 꿈은 기침소리와 함께 산산히 부셔진다.
늦가을 하늘의 별처럼 나의 아름답던 꿈들은 산산히 깨어지면서 땅으로 떨어진다.
나는 그 꿈의 조각들을 주워 모은다. 아름다웠던 꿈들...
아름다웠던 꿈들을 나 혼자 만지작 거린다. 반들거릴 정도록... 혼자서....
찟어진 추억 사이로 늦가을 밤 바람이 불어든다.
우리 말의 '으' 발음은 발음하기가 참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으' 발음이 영어나 일본어에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웅균 님의 이 곡도 '으' 는 거의 '어' 로 발음되고 있습니다. 우리 가곡을 듣다보면 의외로 이런 현상이 많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영남 지방 출신 성악가분들이 많이 그러시는 것 같은데 한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감상에의 몰입을 엄청나게 방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확한 발음에 기초한 분명한 가사의 전달이 가곡을 가까이하게 하는 첫째 요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