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서면

김현희 시/김도희 곡/테너 정영수/피아노 김윤경

제비꽃 피어나는 강가에 서면 나는 문득 강이 되고 싶네
눈 녹은 산골짜기부터 조심스레 흐르는 강이 되고 싶네
버들가지 눈을 뜨게 하고 마른 들판에 푸르른 윤기를 주네
찬란한 생명의 소리 들려주며 수줍어하는
봄 강 같이 넉넉히 흐르고 싶네
나무들은 혼자 자라나지 않고 꽃들도 혼자 피어나지 않네
조용히 생명을 가꾸어 가며 내색하지 않는
봄 강 같이 겸손히 흐르고 싶네
햇살 눈부신 강가에 서면 나는 문득 강이 되고 싶네
바다에 갈 때까지 쉬지 않는 사랑으로 흐르는 강이 되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