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곡 정체성 확립 운동 李丙烈 우리가곡연구회장
“우리의 말과 정서가 담긴 한국가곡을 왜 꼭 이탈리아나 독일 창법으로 불러야 합니까? 그렇다고 민요 스타일로 부르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 가곡에 맞는 소리와 표현방법을 찾아내야죠.
우리가곡연구회 이병렬(李丙烈·성결대 교수) 회장은 한국가곡의 정확한 발음을 강조했다.
우리가곡연구회는 한국가곡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하자며 지난 93년 서울대 음대 성악과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연구회가 올해 ‘한국의 근대가곡’ CD 2집을 준비하고 있어서인지 이 회장은 한국가곡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이 회장은 “그동안 서울대 언어학과 이현복 명예교수 등을 초빙해 꾸준히 정확한 발음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우리말의 발음 원칙들을 무시한다고 해서 더 멋있는 창법이 된다는 건 착각”이라며 발음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가곡연구회가 우리 전통가락에 살아있는 ‘장단’을 우리 가곡에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름엔 주로 국악을 많이 배웁니다.
중앙대 국악대 노동은 교수나 한국예술종합학교 백대웅 전통예술원장 등을 초빙해 3일씩 장구를 배우는 연수도 2~3년 전부터 해왔어요.
전남대 남의천 교수 등 8명이 시작한 우리가곡연구회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가곡 발굴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는 10년간의 노력을 모아 ‘한국의 근대가곡’ CD를 녹음했다.
2장으로 구성된 이 CD에는 김소월, 박목월, 김영랑, 서정주 등 우리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에 곡을 붙인 가곡들을 회원들이 직접 녹음한 35곡이 들어 있다.
“문예진흥기금의 지원을 받고, 모자라는 돈은 회원들이 내서 1000장의 CD를 전국 음대교수님들에게 부쳤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올해엔 후속 2집 CD를 발매하고 그동안 정리한 한국가곡들을 책으로도 펴낼 계획입니다.
”
이 연구회는 회원가입이 매우 까다롭다.
“정말 열심히 활동하실 분들만 연주 기량과 연구 자세, 세미나 출석률 등을 엄밀하게 따져서 뽑아왔습니다.
현재 33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데, 단순히 사교 차원의 모임이 아니라 정말 진지하게 우리 가곡을 연구하는 회원들만이 남은 셈이죠.
연 2회 정기모임을 갖고, 1년에 3번 이상 세미나를 열 정도로 이 연구회의 활동은 지속적이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회원들은 새로운 가곡들을 발굴해 발표하고, 나영수 전 한국지휘자협회장 등을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한국가곡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올 한 해 북한가곡 연구에도 힘쓸 것”이라는 이 회장은 “북한에선 가곡이라고 부르지 않고 서정가요라고 할 만큼 분단된 동안 음악계도 양분돼 왔지만 우리 가곡의 원류를 찾아가 보면 더 큰 동질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 연세대를 나와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이 회장은 서울시립대, 경원대, 연세대 등에서 강의해왔고 2003년부터 성결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선일보] 2004-02-25
글=최현묵기자 seanch@chosun.com" rel="nofollow">seanch@chosun.com
우리가곡연구회 이병렬(李丙烈·성결대 교수) 회장은 한국가곡의 정확한 발음을 강조했다.
우리가곡연구회는 한국가곡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하자며 지난 93년 서울대 음대 성악과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연구회가 올해 ‘한국의 근대가곡’ CD 2집을 준비하고 있어서인지 이 회장은 한국가곡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이 회장은 “그동안 서울대 언어학과 이현복 명예교수 등을 초빙해 꾸준히 정확한 발음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우리말의 발음 원칙들을 무시한다고 해서 더 멋있는 창법이 된다는 건 착각”이라며 발음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가곡연구회가 우리 전통가락에 살아있는 ‘장단’을 우리 가곡에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름엔 주로 국악을 많이 배웁니다.
중앙대 국악대 노동은 교수나 한국예술종합학교 백대웅 전통예술원장 등을 초빙해 3일씩 장구를 배우는 연수도 2~3년 전부터 해왔어요.
전남대 남의천 교수 등 8명이 시작한 우리가곡연구회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가곡 발굴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는 10년간의 노력을 모아 ‘한국의 근대가곡’ CD를 녹음했다.
2장으로 구성된 이 CD에는 김소월, 박목월, 김영랑, 서정주 등 우리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에 곡을 붙인 가곡들을 회원들이 직접 녹음한 35곡이 들어 있다.
“문예진흥기금의 지원을 받고, 모자라는 돈은 회원들이 내서 1000장의 CD를 전국 음대교수님들에게 부쳤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올해엔 후속 2집 CD를 발매하고 그동안 정리한 한국가곡들을 책으로도 펴낼 계획입니다.
”
이 연구회는 회원가입이 매우 까다롭다.
“정말 열심히 활동하실 분들만 연주 기량과 연구 자세, 세미나 출석률 등을 엄밀하게 따져서 뽑아왔습니다.
현재 33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데, 단순히 사교 차원의 모임이 아니라 정말 진지하게 우리 가곡을 연구하는 회원들만이 남은 셈이죠.
연 2회 정기모임을 갖고, 1년에 3번 이상 세미나를 열 정도로 이 연구회의 활동은 지속적이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회원들은 새로운 가곡들을 발굴해 발표하고, 나영수 전 한국지휘자협회장 등을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한국가곡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올 한 해 북한가곡 연구에도 힘쓸 것”이라는 이 회장은 “북한에선 가곡이라고 부르지 않고 서정가요라고 할 만큼 분단된 동안 음악계도 양분돼 왔지만 우리 가곡의 원류를 찾아가 보면 더 큰 동질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 연세대를 나와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이 회장은 서울시립대, 경원대, 연세대 등에서 강의해왔고 2003년부터 성결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선일보] 2004-02-25
글=최현묵기자 seanch@chosun.com" rel="nofollow">seanc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