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가곡의 날'로" 작곡가·시인 100명 나서
서정 넘치는 우리 가곡을 널리 알리기 위해 11월 11일을 가곡(歌曲)의 날로 정하자!
음악계가 ‘가곡의 날’ 제정에 나섰다. 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공동대표 최영섭 김남조 김신환) 한국예술가곡연합회(회장 신귀복) 한국100인창작음악연합회(이사장 황철익) 등 3개 음악단체와 작곡가·시인 등 100인이 ‘가곡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를 최근 결성, 11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회견을 갖고 가곡의 날 제정 서명운동 등 추진 일정을 본격화한다.
이들은 매년 11월 11일을 가곡의 날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는 한편, 광복 60주년이 되는 내년 11월 11일 첫 가곡의 날 행사를 시작으로 한국 가곡을 보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기로 했다.
왜 11월 11일일까. 가곡의 날 추진위원장을 맡은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씨의 답이 의미있다. “1920년 홍난파의 ‘봉선화’에서 시작한 우리 가곡은 시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일제 때 망국의 슬픔과 눌림에서 출발해서인지, 우리 가곡의 경향이 가을의 ‘쓸쓸함’ ‘그리움’ ‘낙엽’ ‘북풍한설’ 같은 정조가 많습니다. 물론 봄을 비롯한 사계절의 정서가 고루 빼어나지만 가을 정서에 어울리는 곡이 유독 많아요. 1이 4개 겹치는 11월 11일을 청소년들이 특정 과자에서 이름을 따 즐기는데, 아름다운 우리 가곡을 청소년들에게 널리 보급하고, 1인이 적어도 4곡을 부를 수 있게 하자는 뜻도 담았습니다.” 최씨는 “눈의 날이다, 치아의 날이다, 다 있는데, 우리 가곡, 그 노래가 표상하는 음악의 날이 없을소냐”며 “내년 가곡의 날 출범에 맞춰 가곡무대 확충, 창작 가곡 지원, 가곡방송 확대 등, 가곡 붐을 일으키는 프로그램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가곡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는 고문에 김성태 김동진 김연준 김순애 정치근 황금찬 황병덕, 대표자에 최영섭 김신환 박화목 이근배 윤해중 신귀복 윤상열 이안삼, 추진위원에 이수인 이영자 이영조 노향림 오현명 이인영 박수길 이규도 박세원 엄정행씨를 위촉했다. ‘동심초’ ‘가고파’ ‘그대 있음에’ ‘고향의 노래’ ‘얼굴’ 등 주옥 같은 가곡의 작곡가와 노랫말을 지은 시인, 그 가곡을 무대와 음반을 통해 보급해온 성악가들이 망라됐다.
“우리 가곡은 오랜 세월 대중의 정서를 보듬고 지켜왔어요. 계층과 연령에 상관없이 사랑받아온 가곡은 최근 외래 문화의 범람 속에서 차츰 빛 바래는 느낌이에요. 아름다운 노래를 지키고 사회정서 순화에 일조하고자 예술가곡 전문 단체들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노래방이 보급되던 초기, 쭈뼛대며 가곡을 부르던 이가 드물게나마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 찾아보기 힘든 세태. 조선일보·서울신문·MBC 가곡제 등 몇몇 가곡무대와 방송이 명맥을 잇고 있지만 가곡의 영토는 예전만 못하다.
최근 인터넷공간에서 가곡 동호인과 애호가를 중심으로 우리 가곡 지키기 운동이 메아리를 얻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 최영섭씨는 “예술 중에서 음악이 제일 쉽고, 음악 중에서 가곡이 제일 쉽다”면서 “가곡의 노랫말인 서정시와 선율이 팍팍한 정서를 어루만지고 황금만능 풍조를 순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2004. 6. 6 (김용운기자 proarte@chosun.com" rel="nofollow">proarte@chosun.com )
음악계가 ‘가곡의 날’ 제정에 나섰다. 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공동대표 최영섭 김남조 김신환) 한국예술가곡연합회(회장 신귀복) 한국100인창작음악연합회(이사장 황철익) 등 3개 음악단체와 작곡가·시인 등 100인이 ‘가곡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를 최근 결성, 11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회견을 갖고 가곡의 날 제정 서명운동 등 추진 일정을 본격화한다.
이들은 매년 11월 11일을 가곡의 날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는 한편, 광복 60주년이 되는 내년 11월 11일 첫 가곡의 날 행사를 시작으로 한국 가곡을 보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기로 했다.
왜 11월 11일일까. 가곡의 날 추진위원장을 맡은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씨의 답이 의미있다. “1920년 홍난파의 ‘봉선화’에서 시작한 우리 가곡은 시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일제 때 망국의 슬픔과 눌림에서 출발해서인지, 우리 가곡의 경향이 가을의 ‘쓸쓸함’ ‘그리움’ ‘낙엽’ ‘북풍한설’ 같은 정조가 많습니다. 물론 봄을 비롯한 사계절의 정서가 고루 빼어나지만 가을 정서에 어울리는 곡이 유독 많아요. 1이 4개 겹치는 11월 11일을 청소년들이 특정 과자에서 이름을 따 즐기는데, 아름다운 우리 가곡을 청소년들에게 널리 보급하고, 1인이 적어도 4곡을 부를 수 있게 하자는 뜻도 담았습니다.” 최씨는 “눈의 날이다, 치아의 날이다, 다 있는데, 우리 가곡, 그 노래가 표상하는 음악의 날이 없을소냐”며 “내년 가곡의 날 출범에 맞춰 가곡무대 확충, 창작 가곡 지원, 가곡방송 확대 등, 가곡 붐을 일으키는 프로그램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가곡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는 고문에 김성태 김동진 김연준 김순애 정치근 황금찬 황병덕, 대표자에 최영섭 김신환 박화목 이근배 윤해중 신귀복 윤상열 이안삼, 추진위원에 이수인 이영자 이영조 노향림 오현명 이인영 박수길 이규도 박세원 엄정행씨를 위촉했다. ‘동심초’ ‘가고파’ ‘그대 있음에’ ‘고향의 노래’ ‘얼굴’ 등 주옥 같은 가곡의 작곡가와 노랫말을 지은 시인, 그 가곡을 무대와 음반을 통해 보급해온 성악가들이 망라됐다.
“우리 가곡은 오랜 세월 대중의 정서를 보듬고 지켜왔어요. 계층과 연령에 상관없이 사랑받아온 가곡은 최근 외래 문화의 범람 속에서 차츰 빛 바래는 느낌이에요. 아름다운 노래를 지키고 사회정서 순화에 일조하고자 예술가곡 전문 단체들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노래방이 보급되던 초기, 쭈뼛대며 가곡을 부르던 이가 드물게나마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 찾아보기 힘든 세태. 조선일보·서울신문·MBC 가곡제 등 몇몇 가곡무대와 방송이 명맥을 잇고 있지만 가곡의 영토는 예전만 못하다.
최근 인터넷공간에서 가곡 동호인과 애호가를 중심으로 우리 가곡 지키기 운동이 메아리를 얻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 최영섭씨는 “예술 중에서 음악이 제일 쉽고, 음악 중에서 가곡이 제일 쉽다”면서 “가곡의 노랫말인 서정시와 선율이 팍팍한 정서를 어루만지고 황금만능 풍조를 순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2004. 6. 6 (김용운기자 proarte@chosun.com" rel="nofollow">proart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