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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문턱 낮추자" 바리톤 김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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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김재창씨(47.아미치예술단 대표)가 요리사로 변신한다. 음식이 아닌, 음악을 요리하는 무대위의 주방장이다.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음악요리사 김재창과 함께하는 ClassiCom'을 5월2일 오후 6시 가평 가일미술관, 10일 오후 3시, 6월7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펼친다.
''유경환 시인이 '독서는 눈으로 하는 매일의 식사'라고 했듯이, 저는 '음악은 귀로 하는 매일의 식사'로 정의합니다. 클래식음악, 뮤지컬, 영화음악 등 다양한 음악 재료를 엄선하고 정갈하게 다듬어 맛있게 요리하겠습니다''. 김대표는 정성스레 차린 음악 상차림에 감칠 맛나는 해설을 곁들여 코스별 성찬을 마련한다고 했다.
'ClassiCom(클래시컴)'은 Classic Comic concert(클래식 코믹 콘서트)의 합성조어. 마당놀이와 사물놀이가 하나의 공연장르로 고유명사화되듯, ClassiCom을 통해 엄숙한 클래식 무대를 벗어난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관객에게 웃음과 편안함을 준다. 이번에는 12명의 성악가들이 봄밤의 낭만을 찬양하며 5월10일 '봄바람난 클래식', 6월7일 '집시와 조국'을 주제로 가곡을 들려준다. 물론 우리에게 알려진 성악곡인데, '맛있는 음악'을 위해 울고 웃는 표정연기와 동작이 필수조건이다.
5월에는 '봄'을 주제로 사랑이야기를 꾸미는데, 10명의 성악가가 비발디의 '사계'중 '봄'을 노래하며 첫 무대를 장식한다. 또 현제명의 '나물캐는 처녀'를 부른 소프라노의 경우, 다음 곡을 부를 바리톤이 맹구 흉내를 내며 ''우와, 디게 잘한다''라고 너스레를 떨면 소프라노가 '나가있어. 천한 것이…''라고 개그맨 흉내를 낸다. 마술쇼도 준비돼있다.
''노래에 어울리는 안무와 분장을 통해 고답적인 음악회를 미니 뮤지컬이나 미니 오페라로 탈바꿈시킬 겁니다. 또 계절에 맞는 노래를 재미있게 부르고, 공연중 '나도 성악가' 코너를 마련해 아마추어들에게도 무대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김재창씨는 다른 이들이 시도하지 않는 음악 행사를 고집하는 성악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클래식 음악은 더 낮은 데로 내려와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대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노래했다. 뜻을 같이하는 성악가들과 함께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1999년 이탈리아어로 '친구'를 뜻하는 '아미치'예술단도 만들었고, 노숙자 숙소와 고아원, 병원과 양로원 등을 순회하며 음악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전파해왔다. 2000년 여름에는 22일동안 전국 16개 주요 해수욕장을 돌며 해변 릴레이 음악회도 개최했다.
그가 처음부터 노래를 한 건 아니다. 중2때부터 트럼펫 연주자였는데, 노래가 하고 싶어 원광대와 이탈리아 치마로사 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95년 귀국후 음지의 대중을 위해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쳐왔다. (02)2693-7925 유인화기자
 
[경향신문] 200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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