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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문학을 위한 신작가곡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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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김남조 안도현 정호승 등이 지은 아름다운 우리 시에 선율을 붙인 20편의 신작 가곡을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성찬’이 마련됐다.
문학을 위한 신작가곡음악회 ‘우리 시 우리 노래’가 12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빈 들판을 떠돌다 밤이면 눕는/ 바람이었는지도 몰라’로 시작하는 안도현의 시 ‘그대를 만나기 전에’에는 작곡가 진규영이 가락을 더했다. 시인 성춘복의 ‘폭풍의 노래’와 우동희의 곡이, 오세영의 시 ‘이 그리움’과 오숙자의 음악이 만났다.
이 만남으로 태어난 새 가곡은 소프라노 이규도 박미혜 김인혜, 메조소프라노 윤현주 김학남, 테너 박성원 박세원 김영환, 바리톤 김성길 최현수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첫선을 보인다. 신작 가곡을 담은 CD와 작곡집도 12일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성악가들은 3, 4일 KBS의 폴리사운드 스튜디오에서 신작 가곡을 녹음했다. 작곡자들도 녹음 현장에 나와 오랜 시간 함께하며 정성을 들였다.
녹음 전날까지 오페라 공연을 했던 테너 박성원은 스튜디오에 두 번이나 나왔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는 후문. 이 달 말 공연 실황을 담은 음반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음악회는 한국 가곡을 되살리기 위해 중진 시인과 작곡가, 연주가들이 모인 ‘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공동대표 김남조 최영섭 김신환)가 창립 기념으로 1년여간 준비해 온 행사.
최영섭 대표를 중심으로 몇몇 작곡자들이 동인 형식으로 시작한 작은 모임이 가곡진흥위의 모태가 되었다. 이들은 1970∼8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한국 가곡이 교과서에서나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신작 가곡을 만들어 보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시가 없는 가곡을 생각할 수 있을까. 최 대표는 시인 김후란과 노향림을 찾아갔고 의미 있는 취지에 동감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났다. 이렇게 시인 14명, 작곡가 20명, 성악가 21명이 모여 ‘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를 꾸리게 된 것이다. 최 대표는 “새로운 가곡이 꾸준히 나와서 일반 대중이 널리 향유할 수 있는 풍토를 다지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200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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