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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금요 무료음악회’ 10년 롱런… 350회 공연 ;자치단체 공연으론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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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하루 앞둔 14일 저녁 7시,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인근의 서초문화예술회관.
엄마 아빠 손을 잡은 아이들과 손을 맞잡은 연인들, 그리고 장년(長年)의 관객들이 회관 내 공연장으로 속속 몰려들기 시작했다.
서초구가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금요음악회를 찾은 사람들이었다.
이 날은 350회 기념 공연이었다.
1994년 3월, 첫 공연 이후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무료 공연이 10년 장수한 것은 드문 일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800여개의 좌석은 여지없이 만원을 이뤘다.
3년 전부터 빠지지 않고 음악회를 찾았다는 주부 김현경(31)씨는 “귀에 익은 오케스트라·실내악·성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며 “7세와 3세 된 딸들의 정서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기(36)·박순자(31) 부부는 “매주 금요일 저녁은 ‘온 가족이 음악회 가는 날’로 정했다”고 했다.

이날 10주년 기념 음악회는 95년부터 매년 무대를 찾은 테너 임웅균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특별 초청 무대로 마련됐다.
소프라노 오경선씨와 피아니스트 정미애씨도 출연했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무대라 동요나 가요 등도 자유롭게 불러 관객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임 교수는 이날 가곡 ‘봄이 오면’ ‘목련화’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지난 2년 4개월 동안 음악회 사회를 맡았던 가수 이적씨의 고별 무대이기도 했다.
이씨는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며 음악회 사회를 맡았는데, 오는 4월 제대한다.
때문에 오는 21일부터는 음악평론가 탁계석씨가 사회를 맡아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운영할 계획이다.

서초금요음악회는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10년 동안 테너 박세원, 소프라노 김인혜, 바리톤 김성길·오현명씨, 메조소프라노 곽신형·김학남씨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등장해 무대를 풍성하게 했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서울시향 등의 연주단체나 인간문화재인 국악인 성창순·신영희·이은관씨 등도 관객을 매료시켰다.
서초구 김권영 문화공보과장은 “한·불 친선음악회 등 23개의 외국인 연주·공연단체가 참여해 민간 외교의 가교 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조남호 서초구청장은 “금요음악회는 가벼운 외출복 차림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매번 공연장을 가득 메운 주민들 덕분에 10년 동안 롱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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