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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바리톤 전기홍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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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곡·오페라아리아 수록/자연스런 발성과 호흡 돋보여86년 중앙음악콩쿠르 입상에 이어, 96년 베르디국제성악콩쿠르에서 우승하고 98오페라페스티벌의 ‘리골레토’ 주역으로 출연중인 바리톤 전기홍(37)의 데뷔음반. 뮌헨심포니(지휘 가에타노 델로구)와의 협연이다.
사랑·이별·그리움 등 3개의 서정적인 주제별로 엮은 한국가곡과 이탈리아 칸초네, 오페라 아리아가 수록돼 있다.
다양한 장르를 망라해 레퍼토리가 가벼워 보이지만 평소에 자주 접할 수 없는 곡들로 꾸며져 있어 데뷔음반에 쏟은 남다른 애착을 느끼게 한다.

전기홍의 노래를 들어보면 강한 소리를 내지르는 것이 무조건 최고는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유연하면서도 자연스런 발성, 시종 초점을 잃지 않는 음색의 개성. 음악의 흐름을 거슬리지 않는 호흡이 돋보인다.
티린델리의 ‘오 봄!’ , 토스티의 ‘이별의 노래’등 이탈리아 칸초네도 좋지만 ‘피아노를 위한 연습곡’에 가사를 붙여 노래한 쇼팽의 ‘슬픔’.피아노곡에서 언제나 ‘노래’와 ‘호흡’을 중요시했던 쇼팽의 음악관을 제대로 간파한 편곡이다.

아내인 소프라노 김경희와 함께 부부애를 노래한 김규환의 신작가곡 ‘들꽃’을 비롯, 이성천의 ‘사모곡’, 장일남의 ‘나그네’, 김연준의 ‘시인의 죽음’, 김동진의 ‘소리’등에서 작곡가 채경주의 편곡·지휘 솜씨도 돋보인다.

특히 현을 퉁겨내는 가야금 주법을 연상하게 하는 일사불란한 현악기의 피치카토로 한국적 서정을 물씬 풍기는 ‘사모곡’이 일품이다.

서울음반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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