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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부산 가람아트홀 재오픈-화요음악회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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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극장 음악문화의 대명사였던 가람아트홀이 음악애호가들의 힘으로 휴관 1년 2개월여만인 이달 중순 다시 문을 연다. 가람아트홀은 지난 1993년 3월 이후 한 주도 쉬지 않고 화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화요음악회를 열어왔다는 점 때문에 음악인들에겐 소극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 장소.

하지만 가람아트홀의 운영과 후원을 맡아온 가람종합건축사무소의 경영난으로 가람아트홀을 포함한 가람예술센터의 건물이 매각되고 피아노마저 팔려나가면서 화요음악회도 2001년 10월 30일 430회를 끝으로 중단됐다.

문을 닫았던 1년 2개월 동안 소극장 내부는 황폐해져갔다. 벽에는 곰팡이가 슬었고 도둑고양이들의 놀이터로 변하면서 의자에는 각종 배설물이 가득했다.
양수펌프 고장으로 물이 차 무대가 썩어 들어가기도 했다.

그동안 메소드 예술기획 김석형 대표를 비롯한 몇몇 관계자들이 가람아트홀의 재개관을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대부분의 음악인들은 우려만 할 뿐 선뜻 나서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김효성 허효길씨 등 몇몇 음악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재개관 작업이 추진됐고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된 것. 김씨가 대표,허씨가 기획이사를 맡아 실무를 총괄하기로 했다.

가람아트홀은 지난해 12월 10일부터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가 오는 8일께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 객석은 이전보다 20석이 준 180석으로 만들었고 무대와 음향판을 완전 개보수하는 한편 반사음 제거를 위한 내부설비도 마쳤다. 시설보수가 끝나면 곧 대관을 받을 예정인데 이미 1월 15일 동천고 브라스밴드 공연을 비롯해 몇 건의 대관신청을 받아둔 상태.

가람아트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화요음악회는 일단 공연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매월 둘째주 화요일에 1차례 열기로 했지만 어느 정도 정착되면 이전대로 매주 화요일 정기음악회를 열 계획. 음악회와는 별도로 매주 목요일 유명 성악인들이 강사로 나서는 주부가곡교실과 연출가 최강지가 강의를 맡는 주부연극교실을 열기로 하는 등 소극장 무대를 활용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재개관기념 음악회를 겸하는 431회 화요음악회는 2월 3일 오후 8시 부산신포니에타와 피아니스트 서혜경이 맡기로 했다. 부산신포니에타가 하이드리히의 '해피버스데이 변주곡',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등을 연주하고 서혜경의 협연으로 영화 '엘비라 마디간' 삽입곡인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10여년 동안 화요일엔 가람아트홀을 찾는 것이 습관처럼 됐는데 문을 닫아 아쉬움이 많았다'는 허 이사는 '가람아트홀을 지키는 힘은 관객들의 애정에서 나온다'며 음악애호가들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부산일보 200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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