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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김연준 가곡 330곡선집 펴낸 김연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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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이 봄도 산허리엔 초록빛 물들었네/세상 번뇌 시름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김연준(83)한양대 설립자 겸 이사장이 73년에 작사 작곡한 「청산에 살리라」의 가사전문이다. 이 곡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의 하나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최근 김이사장은 이제까지 작곡한 3,600여곡의 작품 중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곡들을 골라 658쪽에 달하는 「김연준 가곡 330곡선집」을 한양대 출판원(문의02-290-0038)에서 펴냈다. 김이사장은 요즘도 악상이 떠오르면 젊은이 못지 않은 왕성한 창작의욕을 보이면서 음악인생 60여년을 반추하고 있다.

국제인권옹호 한국연맹회장과 북한인권 개선운동본부총재직을 맡고 있는 김이사장은 인권선언기념일인 지난해12월 10일 인권운동에 30여년간 힘써온 공로로 정부가 수여하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1914년 함북 명천에서 태어난 그는 연희전문 문과 재학시 4중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제명 안기영씨 등에게 성악을 사사했다.24세 때 한국최초의 바리톤독창회를 연 뒤 지난해 9월(서울 세종문화회관)까지 작곡발표회를 22번이나 가졌다.

김이사장은 파노라마같이 떠오르는 추억 중 83년 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대통령이 개최한 조찬기도회에서 자신이 작곡한 「나의 십자가」가 불려진 일, 79년 5월 세계 6개국 14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작곡발표회를 열고 독일 튀빙겐대 개교 500주년 기념식에서는 세계적인 예술가에게 주는 상을 받은 일 등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김이사장은 앞으로도「비가」「무곡」「제비」등 주옥같은 대표작에 추가할 명가곡을 만들기 위해 나이를 잊고 노래속에 살고 있다.

김이사장은 가곡집 서문에서 『나의 작품의 태반은 별을 우러러 보며, 별과의 교감으로 내게 빚어진 새벽의 선율이요, 인생과 영원에 대한 명상의 선율』이라며 『인생의 모든 세속적인 사업은 가랑잎처럼 져가도 인간이 창조한 위대한 음악은 영원속에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97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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