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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작곡가·성악가 1백인이 뽑은 최고의 한국 가곡(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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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작곡가·성악가 1백인이 뽑은 최고의 한국 가곡, 작곡가, 성악가
8.『작곡가들이 각성해야』

최고의 작곡가와 성악가에 대한 질문에 머뭇거리던 응답자들도 「21세기 한 국 가곡의 미래」에 대한 마지막 질문에는 꽤 적극적으로 답했다. 『한국 가곡은 우리 음악의 근거다』(이병욱·작곡)라는 대답처럼 많은 음악인들이 우리 가곡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으며, 위기에 처한 한국 가곡의 위상에 대해 나름의 문제의식을 보여주었다. 문제의식 혹은 발전방향에 관한 제언 들은 크게 몇 줄기로 수렴, 정리되었다. 우리 가곡의 위기에 대해 많은 응 답자들이 대중성의 상실을 원인으로 꼽았다. 예술가곡, 대중가곡으로 二分 된 인식을 극복하고 예술성과 대중성이 조화를 이룬 가곡을 만들어야 한다 는 의견이 많았다.

『가곡은 대중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요즘 가곡이 너무 어려워지 는 게 아닌가』(정복주·성악), 『신작 가곡들이 너무 어렵다. 부르기 쉽고 듣기도 편한 노래가 아쉽다. 한국 가곡은 대중과 함께 발전하는 것』(김희 조·작곡), 『모임에 가면 가요만 부르는 현실이다. 한때는 그런 자리에서 가곡이 애창됐었다. 소풍이나 모임에 가서 다같이 부를 수 있는 가곡, 된 장 냄새 나는 가곡이 나왔으면』(朱完珣·성악), 『일부 성악가들이 자기 발성만 고집, 우리 가곡을 회피하는데, 청중을 위해서, 노래에 맞춰서 부를 줄도 알아야 한다』(김애연·성악), 『신작 가곡 발표기회가 너무 없다. TV 등 매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구희영·성악).

한편으로는 지나친 대중화에 대한 警戒(경계)의 소리도 있었다. 『클래식의 대중화는 필요하다. 기존의 연주 포맷은 바꾸되 지나친 매스컴의 화려함은 피해야 할 것』(남의천·성악), 『예술과 오락은 어디까지나 구분되어야 한다. 예술 그 자체의 순수함으로 회귀해야 한다』(金達聲·작곡), 『대중 가요나 별반 차이 없어 문제다. 너무 색깔이 없다』 (박성원·성악) 등이었다. 작곡가들이 각성해야 한다는 얘기도 많았다. 『가곡 창작을 연습이나 여흥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小數人(소수인)을 위한 小數의 노래로 남지 않 으려면 작곡가들이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김신환·방송인), 『60대 이하 부터는 유학파가 많아지면서 실내악, 오케스트라를 작곡하느라 한국가곡은 거의 안 만들고 있는 실정』(羅仁容·작곡), 『노래말의 의미는 상승하는 데 가락은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가사를 이해하는 작곡이 아쉽다』(李承禧 ·성악), 『서정가곡 일변도 연주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발굴 보급해 음악 애호가들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켜야 한다』(민경찬·이 론가), 『그 노래가 그 노래라는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애조 띤 선율에서 벗어나 다양함을 추구해야 할 것』(한신평·방송인), 『가곡 애호가들의 폭넒은 기호를 다 채워주지 못해 창작가로서 책임감 느낀다. 부르기 쉽고 예술성도 갖춘 창작곡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이성재· 작곡) 성악가들은 『한국 가곡을 잘 불러야 진정한 우리 성악가라는 인식을 정착 시키겠다』고 自省(자성)하면서 『한국 가곡은 멜로디는 좋으나 반주가 어 설프고 유치하다. 반주에 신경 써달라』는 부탁을 작곡가들을 향해 남겼고 , 작곡가들은 성악가들에게 「곡에 대한 보다 철저한 연구」를 부탁했다.

『우리 가곡은 동요에서 발전해 나간 것이다. 동요를 부르던 아이는 중고등 학교에 가서 우리 가곡을 부른다. 우리 가곡의 위기는 동요가 사라지는 현 실과 무관하지 않다』(張元德·작곡)는 독특한 의견도 있었다. 홍난파, 김 성태씨 등 초기 작곡가들이 동요 분야에도 주력했다는 사실과 관련해 주목 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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