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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푸른 유월에 (박원자 시 / 오숙자 곡)

바다박원자 0 2108
푸른 유월에

              박원자 시 / 오숙자 곡

 하이얀 밤꽃이 피어나는 푸른 유월에
전나무 숲 그 숲길을 정답게 걸어간다
천년사랑 꿈꾸며 찾아간 부안 내소사
느티나무 아래서 사랑의 찬가 부르면서
낙엽 지는 가을에 또다시 찾으리라
길손은 새처럼 날면서 새날을 기약하네

천년을 살아온 내소사 느티나무에
잎새마다 달아놓고 빌었던 천년의 꿈
여명 속에 울리는 청아한 종소리에
부질없는 소망은 바람에 스러지고
다시 찾은 길손의 가슴에 남은 소망
소슬한 바람에 마지막 잎새로 팔랑이네

 
  이 노래는 2003년 6월에 오 교수님을 비롯한 지인들과 밤꽃이 피어나는 푸른 유월에 내소사를 다녀왔는데 내소사 마당에 푸른 잎이 무성한 천 년 된 느티나무가 아주 인상적이었지요 . 많은 사람들이 천 년 된 느티나무를 보고 천 년의 사랑을 꿈꾸는 듯 보면서 신기해하고 소원을 비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해 가을 11월 말경에 다시 학교 전 직원이 내소사를 갔는데 유월에 푸르렀던 느티나무는 어느새 잎이 거의 다 지고 몇 잎만 남아있었답니다.  새벽예불 올리는 주승의 독경소리에 부질없는 욕심이 다 사라진 것처럼...  오 교수님은 이 시를 받자마자 곡을 쓰셨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곡을 붙여주신 오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멋진 연주를 해주신 이영화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푸른 유월에 음악친구와 몇몇 지인들이 한 차를 타고 남해 고속도로를 향해 소풍가는 들뜬 마음으로 부안 내소사 느티나무 아래에서 바다님도 함께 도시락을 먹고 나서 전나무 숲길을 거닐며 다함께 노래 부르며 거닐던 그때가 다시금 떠오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로 엮어 바다님이 보내준 시를 받자마자 떠오르는 악상을 잃을까봐 그 자리에서 연필로 그대로 멜로디를 다 스케치 했었지요. 때로는 고통 속에서 태어나는 곡도 있을 수 있고 단숨에 신이 나서 태어나는 곡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이처럼 곡이 탄생되는 과정도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특히 이곡은 바다님의 마음과 함께 간 우리들 모두가 한 마음에서 태어난 곡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작곡가 오숙자 교수. * 바다는 박원자의 닉네임

 
 어느 날 전북 부안에 사시는 분이라며 중년이 넘어 보이는 준수한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전화를 하셨다. 전북지역 명승고적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인데 늦은 밤 정다운 가곡에서 나의 노래 ‘푸른 유월에’ 우연히 듣고 내소사가 머리에 꽂혀 이 노래시를 인용하고 싶다 했다.

나는 당연히 인용해도 좋다했고 그분은 나중에 ‘푸른 유월에’가 실린 신문을 보내오셨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대중가요 ‘푸른 유월에‘라고 쓰여 그도 고마우면서도 기분이 영 찝찝하였다.

앞으로 어느 분이 혹시라도 제 글을 인용할 일이 생길 땐 아무리 무명 작가의 글이라도 사실에 입각해서  올려주시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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