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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난고 김병연

鄭宇東 0 2156
난고 김병연 (金炳淵, 1807~1863)


조선 후기 시인으로 본관은 안동(安東), 본명은 병연, 자는 성심(性深), 호는
난고(蘭皐)입니다. 흔히들 친근하게 속칭으로 방랑시인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
이라고도 부릅니다. 아버지는 김안근(金安根)이며 둘째 아들로 경기도 양주에서
출생하였습니다.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의 의해 집안이 망
하였습니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김성수(金聖洙)의 구원을 받아 형 병하(炳河)
와 함께 황해도 곡산(谷山)으로 피신하여 숨어 지냈습니다. 후에 사면을 받고 과거
에 응시하여 김익순의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답을 적어 급제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벼슬을 버리고 20세 무렵부터
방랑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생각하고 항
상 큰 삿갓을 쓰고 다녀 김삿갓이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전국을 방랑하면서 각지
에 즉흥시를 남겼는데 그 시 중에는 권력자와 부자를 풍자하고 조롱한 것이 많아
민중시인으로도 불립니다.

아들 익균(翼均)이 여러 차례 귀가를 권유했으나 계속 방랑하다가 전라도 동복(同福:
전남 화순)에서 객사하였습니다. 유해는 영월군 태백산 기슭에 있으며, 1978년 그의
후손들이 광주 무등산에 시비를 세우고, 1987년에는 영월에 시비가 세워졌습니다.
작품으로 <김립시집(金笠詩集)>이 있습니다.

* 부운인생시            辭世句
생야일편부운기  生也一片浮雲起  삶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사야일편부운멸  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로다
부운자체본무실  浮雲自體本無實  뜬 구름은 그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으며 
생사거래역여연  生死去來亦如然  생사의 오고 감이 또한 그러하니라

* 개성인심시        開城逐客詩
읍호개성하폐문  邑號開城何閉門  읍호가 개성인데 문은 어찌 닫았으며     
산명송악기무송  山名松岳豈無松  이름이 송악산인데 어찌 땔감이 없느냐
황혼축객비인간  黃昏逐客非人間  황혼에 손을 쫓으니 인간정이 아니어라
예의동방자독진  禮義東方自獨秦  동방예의지국에 너만 홀로 진시황이냐
 
* 서당욕            辱書堂
서당내조지      書堂乃早知          서당을랑 내 일찍부터 아는 곳이거늘
방중개존물      房中皆存物          방안에는 다 존경할 물건들만 있고
생도제미십      生徒諸未十          생도는 모두 채 열명도 안 되는데
선생내불알      先生來不謁          선생은 나와서 배알하지도 않는구나
 
* 반전 수연시          壽宴詩
피좌노인불사인  彼坐老人不似人  저기 앉은 노인은 사람 같지를 않아
의시천상강진선  疑是天上降眞仙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온 것은 아닌지
슬하칠자개도적  膝下七子皆盜賊  슬하의 일곱 아들은 모두가 도적인가
투득벽왕헌수연  偸得碧王獻壽宴  벽왕도를 훔쳐 수연상에 바치네
하일하시강선신  何日何時降仙神  언제 어느때 신선이 내려 오셨는가
절취천도선양친  竊取天桃善養親  천도를 훔쳐 어버이를 잘도 봉양하네

* 대로시                  竹  詩
차죽피죽화거죽  此竹彼竹化去竹  이대로 저대로 형편이 되어가는대로
풍타지죽낭타죽  風打之竹浪打竹  바람이 부는대로, 물결이 치는대로
반반죽죽생차죽  飯飯粥粥生此竹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시시비비부피죽  是是非非付彼竹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다고 저대로 붙이세
빈객접대가세죽  賓客接待家勢竹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맞이하고
시정매매세월죽  市井賣買歲月竹  시장거리의 흥정은 시세대로 하세
만사불여오심죽  萬事不如吾心竹  모든 일은 내 마음대로 하느니만 못하니
연연연세과연죽  然然然世過然竹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그냥 지나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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