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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국외자

鄭宇東 0 1490
방관자-국외자

영국의 콜린 윌슨(Colin Henry Wilson, 1931~2013)은
약관 스물 넷에 아웃사이더(The Outsider) 를 프랑스에서 출판하여
대단한 호응과 인기를 얻어 스타덤에 오르며 세계적 지성의 반열에 올
랐습니다. 물질문명과 기계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는 반면, 정신문명은
상대적으로 약화하는 탈정신적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인간의 자리를
자꾸 파고드는 전자, 기계에 의해 인간은 점점 소외되어 갑니다.

과연 인간 존재의 의의와 진실한 의미에서의 삶은 무엇인가?
우리는 현실에 동화하지 못하고 방황과 갈등과 자학으로 일관하면서
인생관과 사고 방식에서 진정한 "국외자" "열외자" 즉, "아웃사이더"를
만나게 됩니다. 그의 해박하고 탁월한 비판적 견해를 통해
"나는 인사이더인가? 아웃사이더인가?, 아니 인사이더이어야 하는가?
아웃사이더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신선한 충격과 함께 듣습니다.

2차대전 전 도이취 나치스 히틀러정권에서 종교인에 대한 박해가 처음 시
작되었을때 나는 신교도이기때문에 유태인에 대한 박해는 나와 상관없다
고 방관하였고, 다음번 구교도 박해조치에서도 나는 또 오불관언으로 방관
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신교는 물론이고 회교등 모든 종교를 모두 금지함
에 이르러서는 곧 이어서 다음에는 자기 자신이 희생자가 되어야 하기 때
문에 방관자로만 남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의 문제는 정
체성이 무엇인가 보다는 먼저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하는 행동의 도덕적
선택이 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또한 제임스 프렐러(James Preller)의 소설 "방관자"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방관자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 작
품으로 학원 폭력의 심각성을 폭로하는 것을 넘어, 그러한 갈등 상황에서
방관자가 된 주인공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방관자가 곧 다음 피
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합니다. 또한 학교 폭력과 왕따의 가장 무
서운 적은 침묵과 방관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또 사회현상의 일단으로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돼 어려움
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걸 주저하게 된다는 이른바 '방관자 효과(bystan
der effect)'라는 제노비스징후(Genovese syndrome)가 나타납니다.
이는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 살해사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1964년 어느날 새벽 미국 뉴욕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됐습니다. 35분간이나 계속된 살인현
장을 자기 집 창가에서 지켜본 사람은 모두 38명이었으나 이들 중 어느 누
구도 제노비스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다중의
익명성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내가 아니라도 어떤 착한 사마리아인 누군가
가 돕고, 신고하리란 거의 불가능하고 안이한 기대를 가지는 집단무관심의
병폐가 사회에 만연하게 나타납니다.

이처럼 방관자는 현대의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
는 것으로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로 대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만 아
니면 돼’라는 표현은 최근의 사례들에서 사회악이나 학교폭력을 방관함을
통해 사회악에 대해 깨어 있어야 할 양심이 무뎌지게 되고 결국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폭력이 심해지는 현상에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사회폭력의 가해자만 아니라 방관자에 대한 처벌을
주장하는 일단의 그룹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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