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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씨의 시문과 가곡

鄭宇東 0 1563
실명씨의 시문과 가곡

우리가곡 중에는 작시자를 모르는 가곡이 있고
반면에 우리나라의 특수한 이념적 분단상황 때문에 작곡은 했는데 원가사로
노래하지 못하고, 또 어떤 이유로 악보를 못구하여 연주하지 못하는 작품도
있습니다. 전자의 예로 민요곡의 대부분이 태생상으로 그러할 수 밖에 없으
며 작고하신 작곡가의 작품이 햇빛을 못보고 아깝게 사장되는 경우도 있어
매우 애석합니다.

이러한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는
채동선선생이 정지용시인의 시문에다 작곡한 노래입니다. 채동선선생은 우
리가곡으로 12곡을 작곡하였는데 그 중 8곡이 정시인의 시작품으로, 정시인
이 월북한 관계로 개사등의 방법으로 수면 밑으로 오랫동안 잠겨 있었기 때
문에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명문 시인의 시문에 변훈 선생이 작곡한 코믹 명곡 명태는
작곡 당시에는 가곡의 서정적 주조에 밀려 외면당하다가 오현명 선생의 코믹
명연주에 힙입어 성악가들이 즐겨 부르는 레파토리가 되었고, 애호가들도 즐
겨 듣는 노래이지만 김동진 선생이 작곡한 명태는 그것이 작곡되었다는 사실
조차도 이제는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비단 명태에 한한 이야기가 아니라 뜻
있는 후배가 발굴해 내어 새생명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박태준 선생은 동향인 대구출신의 윤복진의 동요에 많이 작곡하였습니다.
그러나 작사자가 월북하자 당국에 의해 금제당하여 노래부르지 못하다가 해
금되었습니다. 특히 잘 불려지던 가곡 <아! 가을인가>도 명콤비인 박태준
작곡, 윤복진의 시였지만 그의 또 다른 필명 김수향(金水鄕)을 잘못 읽은 김
수경(金水卿)으로 적힌 덕에 검열에서 살아 남았다는 웃지 못할 넌센스도 있
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에는 나운영 선생이 가사를 몇자 고쳐서 작곡한 것도
있어서 현재로선 이 노래가 더 많이 불려지고 있습니다.
또 그리고 난파 홍영후 선생도 이 노래를 작곡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노래도 발굴하여 다시 부르는 것은 우리 후배들이 짊어져야 할 책무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난제들 중의 곤혹스럽고 까다로운 문제중의 또 하나는,
작사자, 작곡자가 이흥렬인 바우고개는 작사자가 이서향(작곡가 이호섭의
형)이라고 정정해 달라는 유가족들의 청원도 검토하여 정정여부를 가려야
합니다. 이서형(李曙鄕, 榮秀)은 이흥렬과 원산 동향출신의 후배문인으로
특히 연극연출 활동을 서울과 원산을 오가며 펄치는 와중에 이북 원산에
잔류된 탓으로 그것이 실명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즐겨 자주 부르는 가곡 중에 <산촌>이란 가곡은
진해에 사는 문인 이광석이 작시하고 마산에 살던 조두남이 작곡하여 널리
불려졌는데 그 저작권료가 잘못되어 원작사자보다 젊은 동명이인인 엉뚱한
이광석에게 지급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합니다. 
 
동요곡 중에 작곡자가 잘못 알려진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동진 요 / 최현규 곡 <노을>이라는 동요로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어떤 연유로 해서인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안호철 작곡으로 잘못 알아 왔습니다.
이 곡은 제2회 MBC 창작동요제에서 입상한 동요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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