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신요칼럼
신요칼럼
 

주머니 줌치 쌈지

鄭宇東 0 1663
주머니 줌치 쌈지
우리 한복에는 물건을 넣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으로 남녀노소 할것 없이 줌치와 쌈지를 애용하게 됐습니다.
줌치는 주머니의 경상도 방언으로 비단이나 종이나 가죽으로 만들어서 그
입부분에 주름을 잡고 긴 줄을 꿰워서 몸에 메거나 차게 하도록 합니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화려한 색깔의 무늬가 있는 비단을 사용하여 만들지만
國喪中에는 색깔이 없는 흰베로 만든 소낭(素囊)을 만들어 차게 됩니다.
쌈지는 특히 담배나 부싯돌을 넣는 주머니의 하나로 담배가 마르지 않도록
그 안에 기름에 쩔은 종이인 사라지를 덧댄 것도 있습니다.

민간풍속으로는
붉은 바탕에 수를 놓은 주머니를 평생에 3개 이어서 차면 좋다고 하는
속신이 있어서 노인들은 붉은 자수주머니 차기를 즐겼습니다.
또 돌이나 환갑 잔치때에도 주머니를 선물하는 것이 통례였고
신부가 근친갔다 올때는 시댁 어른들께 효도주머니를 드렸습니다.
혼례때에는 팥 아홉알과 씨가 박힌 목화를 두루주머니에 넣어서 다시
함에 넣어 보냈는데 이는 자손이 번창하기를 비는 기원이었습니다.

이러한 주머니를 분류하면
장식에 따라 진주향낭, 수낭, 부금낭
용도에 따라 향주머니, 약주머니, 부적주머니, 도장주머니, 필낭, 쌈지
형태에 따라 염낭, 귀주머니, 약주머니, 사각주머니 등으로 나눕니다.
또 주머니는 담을 수 있는 양과 무게에 따라
패션감각을 살린 서양식 양복에 마련한 작은 호(胡)주머니와
시장주머니, 어르신들의 줌치, 담배쌈지 같은 어중치 주머니와
많은 양과 큰 부피를 담을 수 있는 자루나 푸대 가마니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주머니는
단지 물건을 소지하는 실용적 기능뿐만 아니라
수나 색깔을 이용하여 한껏 멋을 내고 장식하였고
우리의 소원이나 염원을 축원하는 주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주머니는 실용적 기능에서 벗어나 장신구화하고 있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