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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르텍스(Homo Artex)

鄭宇東 0 1652
호모 아르텍스(Homo Artex)

신용어 "호모 아르텍스(Homo Artex)"라 부르는 인간형은
르네상스 시대의 이상인으로서의 거의 전인적인 예술적 인간을 일컫습니다.
중세의 질곡에서 벗어난 근세의 르네상스인(人)은 중세의 그리스도교와는 반
대로 인간의 본성을 선(善)이라고 보기때문에,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모든
능력을 전면적으로 육성하여 만능인(萬能人)이 됨을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한 우물만 파는 장인이 대우를 받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다른 것은 몰라도 한 분야에만 매진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
는 것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경쟁력의 핵심이었습니다.
오늘날은 어떨까요. 오늘날에도 당연히 전문가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과거의 ‘한 우물’ 전문가와는 다릅니다. 전문가이되 다른 분
야의 지식에도 능통한 인재, 즉 스페셜리스트이되 제너럴리스트가 오늘날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입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소위 팔방미인형 인재는 ‘르네상스인(Renaissance man)’이
라 할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인은 여러 분야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전형적인 학자들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전
문가다운’ 지식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즉 르네상스의 학자들은 의학자이자
예술가, 동시에 해부학자, 철학자, 과학자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바라는 인
재상의 조건이 어떻게 보면 바로 이 ‘르네상스인’의 그것과 같습니다.

르네상스인의 복귀는 비단 경제 분야에만 국한되는 건 아닙니다.
학문 분야에서도 르네상스 시대의 복귀가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
과 인문·사회과학 사이에 놓인 거대한 틈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 온 사회생
물학 창시자 에드워드 윌슨이 저술한 <통섭(統攝: consilience)>은 인간이 쌓
아올린 지식들이 본질적으로는 통일성을 지니고 있다는 전망하에, 자연과학
과 인문·사회과학의 연구자들이 서로 협력해야 함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독자적으로 영위해 온 동양과 서양은 눈으로 보고 사고하는 방
식에서부터 윤리, 규범, 생활양식 등이 판이하며 동·서양의 미술은 각기 다
른 환경 속에서 주옥같은 걸작들이 만들어져 왔습니다. 르네상스 미술은 시
인, 조각가, 건축가, 과학자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했던 그 시대 미술가
들에 의해 완성된 인류 문화유산입니다. 
이같은 위대한 서양예술 때문에 동양의 미술이 뒤처진 것으로 잘못 알려지
기도 했으나 동양에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에 못지 않은 천재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르네상스 인간에 비교될 수 있는 것이 동양의 사대부(士
大夫)들입니다. 그들은 시서화(詩書畵)는 물론이고 학문, 행정, 정치에 조예
가 깊었으며, 시인, 건축가, 행정가에 정치가였습니다.

그러나 1840년 아편전쟁에서 청나라의 패배는 수천 년간 지속된 중화(中華)
의 세계질서가 무너지고 서양식 근대화로 재편됨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중화제국의 패배는 이제 아시아에서의 중심이 중화에서 서양으로 바뀜과 중
국, 조선, 일본 등은 이에 새롭게 적응해 나가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후
 미술은 서양 주도권에 편입되어 오늘날까지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하루살이에겐 하루가 영원이지만
몇천 년을 사는 나무에겐 일 년도 한순간이란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세상에 반대되는 것은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세상은 반대되는 것들이 아니라 다른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만 그 다른 것들의 가치를 파악하는 우리의 마음과 눈이 다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것들을 나누고 규정짓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들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고상한 것으로 여긴다.
어느새 예술은 아무나 접할 수 없거나 단지 하나의 기호품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반면에 우리는 또 다른 의미에서 ‘예술’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
니다. 춤을 잘 추는 친구에게, 노래를 잘 하는 친구에게 “와~ 예술이다”라
고 말할 때 동사적으로 사용되는 ‘예술’은 앞의 고차원적이고 거리감이 느
껴지는 예술과 달리, 놀라운 발견과 기쁨 그리고 웃음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예술의 이미지 사이에서 진짜 예술은 무엇인지를 묻는 사유의
과정에서 예술이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할 것입니다. 예술은 타고난
재능을 가진 천재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예술에 대한 신화이자 오해입
니다. 타고난 예술적 재능에 있어서 수준과 물량은 다르다 해도 세상을 다
른 눈으로 새롭게 보고 그 속으로 뛰어들어 자기 자신을,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예술이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자가 예술가입니다.
우리 인생이 살아가는 전체 과정자체를 예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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