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紙上 탐방 여행

鄭宇東 0 1470
紙上 탐방 여행

산수화는 그림 자체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자연 산수를 방안으로
옮겨다 놓고 와유지자(臥游之資)로 누워서 거니는 맛에 그린다 합니다.
어떤 계기에 금강산을 구경하고 이 산을 유독 많이 그린 정선은 오랫동
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금강산을 여러 차례에 걸쳐 그려냈다 합니다.
또 고향인 쾨니히스베르크 밖으로 나가보지 않았던 대철학자 칸트는
지리 선생이었을때 읽어 배운 지식으로 세상의 온갖 지리 풍물 이야기
를 재미있고 생생하게 들려 주어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들에서 언뜻 얻어진 아이디어로
내가 실제로는 가보지 못했지만 책으로 읽고, 귀로 들은 곳에 대한
지상탐방여행기(紙上探訪旅行記)를 마음속에 그려지는대로 적습니다.
우선 이웃에 인접해 있는 일본 중국 러시아를 비롯하여 좀은 멀지만
온갖 심오한 철학사상을 창출한 신비의 나라 인도를 탐방하고 이어서
미국등 세계 각국의 명승지와 유적지를 한 바퀴 주마간산격으로나마
돌아 보려 합니다. 자료는 각종 여행서를 참고하여 사실과 너무 괴리
되지 않게 해서 실제 여행에도 얼마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쓰보려 합
니다.

동기창(董其昌, 1555~1636)은
중국 명나라 말기의 문인, 화가 겸 서예가로서 저서인 화선실수필
(畵禪室隨筆) 에서 남종화(南宗畵)를 북종화(北宗畵)보다도 더 정
통적인 화풍으로 한다는 상남폄북론(尙南貶北論)을 주창했습니다.
문학에도 능통하였고, 서예가로서도 명대 제일이라고 불리며 형동
(邢侗)과 어깨를 겨루어, 북형남동(北邢南董)이라 불려진 인물입니
다. 주요 저서에는 용태집(容台集) 등이 있습니다.

동기창은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으로 속담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독만권서 > 讀萬卷書 > 많은 서책을 읽고
행만리로 > 行萬里路 > 여행을 많이 하라 하고 있습니다.
(나는 여기에 다음 두 구절을 더 보태어 말하고 싶습니다.
사만물사 > 思萬物事 > 제백사를 생각하고
교만인우 > 交萬人友 > 여러 벗들과 사귀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가 권유한 이러한 이치는 그림을 그릴때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한 유일한 왕도일시 분명합니다.
어느 날 읽은 한 권의 책으로, 어느 날 떠난 한 번의 여행으로
다른 생(生)에 눈 뜨는 기적은 다반사로 흔히 일어납니다.

옛말에 자연이 인생의 가장 좋은 교과서라고 하였던가요?
독서가 고루와 편견을 깨뜨리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다면
여행은 다른 세상의 삶과 인정과 풍물을 접하는 계기가 됩니다.
세계가 한권의 책이라 할때,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은 두면으로 펼
쳐지는 책을 한면 밖에 읽지 않는 것이라 할것입니다. 문인을 위
시한 예술가들이 讀萬卷書, 行萬里路하기에 힘쓴 것은 책 읽는
것과 여행하면서 직접으로 견문을 넓히는 것을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한 까닭입니다.

루소의 교육론이 담긴 에밀에서처럼
유롭의 명문가에서는 자녀들이 소정의 학과수업을 마치면 필수
과정으로 grand tour를 가지게 하였고 이를 통하여 이국의 풍물,
인정, 질서와 도덕, 사회 정치형태, 민족관등을 배우게 합니다.
또 괴테도 교양소설의 모범이라 할 빌헤름 마이스터의 전편 수업
시대에 이어 후편 편력시대를 써서 여행으로 얻은 깨우침으로 이
론이나 이념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행동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
기 위하여 빌헤름 자신은 외과의사가 되고 아들 펠릭스는 그의
이상에 따른 교육기관에 맡겨집니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실제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우선 책으로 하는 여행부터 떠나 볼 일입니다. 책을 읽으며
아둥바둥 힘겨운 현실의 벽을 넘어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
고 책 속의 시공간으로 들어가 그곳을 거닐고, 책 속의 등장인물
과 대화하고, 꿈속을 유영하듯 책과 현실을 오가며 책 속으로 떠
나는 여행으로도 우리는 다른 세상을 만나고, 다른 이의 삶을 인
정하는 유연성을 기르고 세계와 좀 더 가까워지며 ‘내가 되고 싶
은 존재’에로 단단히 근접해가는 방법이 될수 있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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