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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요칼럼
 

<신신요요의 빠스떼뜨>

鄭宇東 0 1970
<신신요요의 빠스떼뜨>

<申申夭夭의 пастет >는
내가 앞으로 쓰고 싶은 책의 假題目입니다.
어린시절 읽은 동화책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기억하고 있는 ?스위츨랜드의 빠스떼뜨? 를 다시 먹어보고 싶고,
노년에 이르러 자기반성과 묵상성찰의 제목으로 삼은
공자님의 신신요요(申申夭夭)한 言行을 좀 닮아보자는 뜻입니다.

아호(雅號)나 애칭(愛稱)은
남이 그것도 스승이나 선배가 불러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위
에 그런 분이 없으니 論語(述而 제7장)을 읽다가
"子之燕居에 申申如也 하시며 夭夭如也 러시다." 한 귀절이 마음
에 와 닿았습니다. 공자께서는 한가하게 계실때에는 말씀이 자상
하고, 얼굴표정이 온화하셨다 했는데 이 말중 신신요요(申申夭夭)
에서 두자 <申夭>를 따와서 외람되게도 스스로의 별명으로 삼았
습니다. 출세를 위하여 무슨 대웅지를 품은 것은 더더구나 아니고
그저 사람들이 편안하게 다가와 이야기 붙일 수 있도록 하는 정도
의 平凡人과 착한 普通人으로 살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이 세상에 요술통 같은 것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다 제공하
는 도깨비 방망이도, 흥부에게 졸부를 안겨 준 박통도, 구름 속
하늘을 나는 용이 품은 여의주도 있지만 나의 뇌리에는 언제나
늘봄 전영택(田榮澤)의 단편소설 화수분이 비극적인 글의 내용
과는 딴판으로 그 고운 이름과 담고있는 뜻으로서 마치 보물통
의 원형인양 새겨져 있습니다.

사전에서 풀이하고 있는 뜻에 꼭 걸맞는 것은
아니지만 어릴때 동화속에서 읽고 그렇게도 먹고 싶던 이 세상
에서 가장 맛 있는 빠스떼뜨과자도 이 화수분에서 나온다고 믿
었기에 나의 철없는 꿈은 화수분 하나에 압축되어 버렸습니다.
더 나이들어 책들을 읽고 생각을 좀 더 깊이하면서 그것에는
짜라투스트라가 푸고 퍼내어도 다함이 없는 지혜의 샘이 있고,
초원의 목신이 한낮에 졸리운 듯이 듣는 감미로운 노래가 있으
며 그밖에도 세상의 온갖 진선진미한 것들이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름이야 무엇이든 그런 보물통 속에서 맛있는 빠스떼뜨
만 많이 꺼내고 싶지만, 인생이란 더 빈번하게 까딱하다가는
판도라의 상자에서 처럼 재앙을 당할 수 있으니 이를 경계할
일입니다. 더욱이나 글쓰는 사람이 참으로 경계할 일은 세상
에서 "태양 아래 새 것이 없다"는 철리를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는 [述而不作]하여 진술기록하지만 창작 저작하지
않는다는 겸허하고 겸손한 입장을 견지합니다.

나는 이런 연유로 이 책을 엮음에 있어서
먼저, 내가 알고 싶고 의아한 궁금증을 확인 정리해 보고
그리고 혹시라도 남들이 물으면 도움줄 수 있을만한 토픽거리
를 만나면, 이사야 28장 10절에서 대저 경계에 경계를 더하며
경계에 경계를 더하며 교훈에 교훈을 더하며 교훈에 교훈을
더하되 여기서도 조금, 저기서도 조금 하는 식으로 창작없이
단지 진술하고 표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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