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본바람이 남으로 오나? 꽃이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는 오월이면 보리냄새 어느 것 한가진들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 불 때 나는 좋데나.

산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하늘 저 빛갈이 저리 고울까? 금잔듸 넓은 들엔 호란나비떼 버들가지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가진들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불때 나는 좋데나.

제가 어린시절 한 대중가수가 "남촌"이라는 노래를 불렀을 때 어린 마음에 왠지모를 유쾌하지 못함이 느껴졌습니다. 나름데로 흥겨운 풍의 노래였지만 저에게는 그다지 듣기 좋은 노래로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무렵 "남촌"이 유명한 시인의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도 그 대중가요가 자꾸 떠올라서 그 시가 그다지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성악을 배우기 시작한 후 "남촌" 이라는 시로 작곡한 한국가곡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규환 선생님 작곡의 "남촌"을 들은 다음 부터 저는 비로소 "남촌"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노래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곡입니다.

제가 처음 한국가곡 "남촌"을 접한 것은 테너 엄정행 선생님을 통해서 였기에 "남촌"과 "엄정행선생님"은 저의 마음 속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 내마음의 노래 정모가 공지되면 제가 "남촌"을 아름답게 불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