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창에서 돌아오는 길 - <사진>진해신항만과 일몰
의창에서 돌아오는 길
권선옥(sun)
지난 금요일 오후 2시 보충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렀다가, 오후 4시에 7호 광장에서 정희치 교수님을 모시고 마산으로 향했습니다. 가곡교실이 끝나고, 성미식당에서의 본행사보다 더 감동적인 휘날레를 펼치다보니, 밤은 깊어 시간은 새벽으로 흘렀습니다.
모시고 온 교수님을 이정후님께 모셔다 드릴 것은 부탁한지라, 느긋하게 놀다가는 이해심 많은 외삼촌댁을 향하기 전에 사시는 동네를 전화로 물었더니, 무슨 <감정동>하는 것 같아서 무슨 감정이 그리 많은 동네인가 했었는데, <가음정동>이라고 그 곳에 사시는 분들이 정정을 해 주셨습니다.
대리운전으로 가음정 네거리에 가는 동안 전화를 드렸더니, 가음정동에서 전에 살았지만 얼마 전에 이사를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첫길이라 찾기가 힘들다고 마중 나와서 한참을 간 곳은 김해시 장유면 팔판마을이었습니다.
15층 꼭대기 아파트라 건넌산이 훤히 보이고 새들이 날아서 지나가는 것이 보이는 곳에서 이틀동안 신경 끊고 쉬었습니다. 대구에는 늘 사람들이 복작이는데, 이곳은 산업도시라 길이 주욱주욱 뻗는 것이 시원스럽기도 하지만 초행길이라 길 좀 물어 볼려면 사람 찾아보기 무척 힘이 든 곳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루는 외삼촌 내외분과 새로이 건설 중인 진해 신항만 가까이 구경도 가고, 의창수산시장에서 펄펄 뛰는 바닷고기를 구경하면서 횟감을 샀습니다. 숭어는 양이 많아서 먹을 사람도 적은데, 들어도 이름을 까먹었습니다만 흔한 종류가 아닌 맛있는 걸로 주문을 하고는 생대구와 가리비조개도 조금 샀습니다.
처음보는 가라비조개가 너무 신기했습니다. 가게에서 사먹는 얼음과자 이름에 가리비가 있더니만, 어쩌면 껍질도 그렇게 예쁘고, 동전처럼 동그랗고 도톰한 속살도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이튿날는 참숯가마와 폭포수 찜질방엘 가자고 했지만 토일요일은 붐빈다는 말에 그냥 DVD 세 편 돌리면서 중간에 팥칼국수 먹고 들어와서 졸면서 감상을 했습니다..
주말에 지리산에 있었다는 친구와 늦게 연락이 되어, 부산으로 가는 길에 장유를 넘어 간다면서 잠시 주차장엘 들렀습니다. 서울서 온 친구들도 데리고 와서 자고 가라고 했는데, 괜찮다고 들어오라고 했더니, 들어오진 않고, 아이들 다 서울 가고 외삼촌 내외분만 계신단 말에, 그 친구 그럼 연로하시겠네 했습니다.
"연로하시긴 무슨.., 외삼촌 나이가 니보다 두 살 많을 텐데, 외숙모님은 나보다 한 살 많고...우해해."
"뭐..? 그럼 엄마는 첫째고, 외삼촌은 끝에겠네?"
'엄마는 1번 외삼촌은 5번. 7번까지 있어."
"히히. 그래도 한 살 많아도 외숙모라고 어린 조카 보살피듯 한-참 어른처럼 엄청 챙기시니까, 덩달아 난 그저 모든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난 아이처럼 쉬고 있는 거지 뭐.ㅎ.ㅎ."
"지리산에서 토종꿀 사왔는데, 그럼 두 개 사 올 걸."
"난 집에 꿀 있으니까, 외삼촌 드리면 되고. 가곡교실 하시는 원장선생님의 낭군님께서도 지리산 그 '피아골'에 자주 가신다는데, 어느 골짜기에 있다왔어?"
피아골은 아닌데,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 두어 번 익혔는데도 지금은 까 먹었습니다.
"나중에 몇 년 있다가 지리산에 들어오지?"
"....뭐하고 살게?"
"ㅋ.ㅋ. 빨래를 하든지?
"빨래? 할 쭐이야 알지. 밥도 할 줄 알고... . 그런데 내가 어디 '무수리'가? 빨래나 하고 살게?"
"ㅋ.ㅋ. 그럼 <첼리스트와 스님>처럼 '청국장'을 담아서 인터넷으로 재미 삼아 팔아도 되고... . 참 스님은 무슨 스님? 결혼했으니까, <땡중>이지 <땡중>."
"야, 그런데 웃긴다. <첼리스트>와 <청국장>은 아무 상관도 없는 거잖아?"
"그러게? 그러고도 뜨는 것 보면....ㅋ.ㅋ."
"부산 외국인회사에 들어가봐야 한다면서? 빨랑 가봐라. 퍼뜩. '
"그래, 참!"
"니도 내 마산 내려 오면 다음에 가곡교실 나와라. 나이도 평균 우리 정도고, 나이가 많아 봐도 정신연령이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글쎄 철이 없다면 뭣하고 다 고만고만 재미있는 분들만 엑기스로 뽑아 놨으니께...!"
"...... ." (끄덕끄덕)
" 니는 가곡<님이 오시는지>도 잘 부르면서..! 다음에 꼬옥 와-아. "
- 진해신항만1. 2006. 1. 21. 사진 sun. -
- 진해신항만2. 2006. 1. 21. 사진 sun. -
![741933283_160369c8_BDC5C7D7B8B83.JPG](http://www.saemga.com/gnu4/data/file/younghee3/741933283_160369c8_BDC5C7D7B8B83.JPG)
- 진해신항만3. 2006. 1. 21. 사진 sun. -
![741933283_fe00dde9_C0CFB8F42.JPG](http://www.saemga.com/gnu4/data/file/younghee3/741933283_fe00dde9_C0CFB8F42.JPG)
- 일몰1. 2006. 1. 21. 사진 sun. -
![741933283_6b15510a_C0CFB8F43.JPG](http://www.saemga.com/gnu4/data/file/younghee3/741933283_6b15510a_C0CFB8F43.JPG)
- 일몰2. 2006. 1. 21. 사진 sun. -
![741933283_680f208b_C0CFB8F44.JPG](http://www.saemga.com/gnu4/data/file/younghee3/741933283_680f208b_C0CFB8F44.JPG)
- 일몰3. 2006. 1. 21. 사진 sun. -
![741933283_c14636d4_C1A6B8F1%2BBEF8C0BD.JPG](http://www.saemga.com/gnu4/data/file/younghee3/741933283_c14636d4_C1A6B8F1%2BBEF8C0BD.JPG)
- 의창에서 돌아오는 길1. 2006. 1. 21. 사진 Kim -
권선옥(sun)
지난 금요일 오후 2시 보충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렀다가, 오후 4시에 7호 광장에서 정희치 교수님을 모시고 마산으로 향했습니다. 가곡교실이 끝나고, 성미식당에서의 본행사보다 더 감동적인 휘날레를 펼치다보니, 밤은 깊어 시간은 새벽으로 흘렀습니다.
모시고 온 교수님을 이정후님께 모셔다 드릴 것은 부탁한지라, 느긋하게 놀다가는 이해심 많은 외삼촌댁을 향하기 전에 사시는 동네를 전화로 물었더니, 무슨 <감정동>하는 것 같아서 무슨 감정이 그리 많은 동네인가 했었는데, <가음정동>이라고 그 곳에 사시는 분들이 정정을 해 주셨습니다.
대리운전으로 가음정 네거리에 가는 동안 전화를 드렸더니, 가음정동에서 전에 살았지만 얼마 전에 이사를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첫길이라 찾기가 힘들다고 마중 나와서 한참을 간 곳은 김해시 장유면 팔판마을이었습니다.
15층 꼭대기 아파트라 건넌산이 훤히 보이고 새들이 날아서 지나가는 것이 보이는 곳에서 이틀동안 신경 끊고 쉬었습니다. 대구에는 늘 사람들이 복작이는데, 이곳은 산업도시라 길이 주욱주욱 뻗는 것이 시원스럽기도 하지만 초행길이라 길 좀 물어 볼려면 사람 찾아보기 무척 힘이 든 곳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루는 외삼촌 내외분과 새로이 건설 중인 진해 신항만 가까이 구경도 가고, 의창수산시장에서 펄펄 뛰는 바닷고기를 구경하면서 횟감을 샀습니다. 숭어는 양이 많아서 먹을 사람도 적은데, 들어도 이름을 까먹었습니다만 흔한 종류가 아닌 맛있는 걸로 주문을 하고는 생대구와 가리비조개도 조금 샀습니다.
처음보는 가라비조개가 너무 신기했습니다. 가게에서 사먹는 얼음과자 이름에 가리비가 있더니만, 어쩌면 껍질도 그렇게 예쁘고, 동전처럼 동그랗고 도톰한 속살도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이튿날는 참숯가마와 폭포수 찜질방엘 가자고 했지만 토일요일은 붐빈다는 말에 그냥 DVD 세 편 돌리면서 중간에 팥칼국수 먹고 들어와서 졸면서 감상을 했습니다..
주말에 지리산에 있었다는 친구와 늦게 연락이 되어, 부산으로 가는 길에 장유를 넘어 간다면서 잠시 주차장엘 들렀습니다. 서울서 온 친구들도 데리고 와서 자고 가라고 했는데, 괜찮다고 들어오라고 했더니, 들어오진 않고, 아이들 다 서울 가고 외삼촌 내외분만 계신단 말에, 그 친구 그럼 연로하시겠네 했습니다.
"연로하시긴 무슨.., 외삼촌 나이가 니보다 두 살 많을 텐데, 외숙모님은 나보다 한 살 많고...우해해."
"뭐..? 그럼 엄마는 첫째고, 외삼촌은 끝에겠네?"
'엄마는 1번 외삼촌은 5번. 7번까지 있어."
"히히. 그래도 한 살 많아도 외숙모라고 어린 조카 보살피듯 한-참 어른처럼 엄청 챙기시니까, 덩달아 난 그저 모든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난 아이처럼 쉬고 있는 거지 뭐.ㅎ.ㅎ."
"지리산에서 토종꿀 사왔는데, 그럼 두 개 사 올 걸."
"난 집에 꿀 있으니까, 외삼촌 드리면 되고. 가곡교실 하시는 원장선생님의 낭군님께서도 지리산 그 '피아골'에 자주 가신다는데, 어느 골짜기에 있다왔어?"
피아골은 아닌데,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 두어 번 익혔는데도 지금은 까 먹었습니다.
"나중에 몇 년 있다가 지리산에 들어오지?"
"....뭐하고 살게?"
"ㅋ.ㅋ. 빨래를 하든지?
"빨래? 할 쭐이야 알지. 밥도 할 줄 알고... . 그런데 내가 어디 '무수리'가? 빨래나 하고 살게?"
"ㅋ.ㅋ. 그럼 <첼리스트와 스님>처럼 '청국장'을 담아서 인터넷으로 재미 삼아 팔아도 되고... . 참 스님은 무슨 스님? 결혼했으니까, <땡중>이지 <땡중>."
"야, 그런데 웃긴다. <첼리스트>와 <청국장>은 아무 상관도 없는 거잖아?"
"그러게? 그러고도 뜨는 것 보면....ㅋ.ㅋ."
"부산 외국인회사에 들어가봐야 한다면서? 빨랑 가봐라. 퍼뜩. '
"그래, 참!"
"니도 내 마산 내려 오면 다음에 가곡교실 나와라. 나이도 평균 우리 정도고, 나이가 많아 봐도 정신연령이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글쎄 철이 없다면 뭣하고 다 고만고만 재미있는 분들만 엑기스로 뽑아 놨으니께...!"
"...... ." (끄덕끄덕)
" 니는 가곡<님이 오시는지>도 잘 부르면서..! 다음에 꼬옥 와-아. "
- 진해신항만3. 2006. 1. 21. 사진 sun. -
- 일몰1. 2006. 1. 21. 사진 sun. -
- 일몰2. 2006. 1. 21. 사진 sun. -
- 일몰3. 2006. 1. 21. 사진 sun. -
- 의창에서 돌아오는 길1. 2006. 1. 21. 사진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