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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를 심으며

산처녀 1 978
방주를 심으며

  조성례

틀니를 빼자 그녀, 조개가 된다
가슴에 바다를 품어 안은 채,

수 없는 파도에 휩쓸렸을 그녀
주름을 흔적처럼 덮고 있다
때로는 파도가 해일처럼 일어
바다 밑을 갉아 먹은 찌꺼기가
토사물이 되어 풍랑을 만들기도 했다
뻘 바닥을 기며 살아가는 동안
만들어진 분비물 덩어리
제 살을 찢어 가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광택 나는 *방주蚌珠를 만드느라 그녀를
두른 주름의 숫자는 늘어갔다
생이 다하여 가는 그녀의 기진함
작은 바닷속 뻘
그 자리에 방주를 하나씩 심어본다 



방주 蚌株
진주
조개류 ,특히 판새류조개의 체내에서 형성되는 구슬모양의
분비물덩어리  ,
주로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지는데 약간의 유기물이 함유되며 반투명한
은빛갈의 광택이 남
1 Comments
송인자 2007.07.06 09:41  
  역시...^^
"틀니를 빼자, 그녀 조개가 된다"
사랑스러우면서...
썰물이 빠져 나간 갯펄처럼 쓸쓸함이 감지됩니다.

언니, 작품 많이 써서 멋진 시집 출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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