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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로 부르지 못할 노래들...

달 우물 8 761
언어 끝자락에 담긴 노래야 말로 신명나는 것인줄 알았습니다.
정작 입술의 소리를 잃어 버리고 나서야
침묵의 은총이 가을 햇살 만큼이나 큰 것임을 누리게 됩니다.

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말하지 않고서 전달 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더 벙어리가 되어야 할까요

그리움이란 함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고, 큰 소리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조그마한 수첩을 들고 몇자 글적거리면
채 모두 쓰기도 전에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여 줍니다.

가슴으로 전달되는 따사로움은
말의 입술을 놓치고 살아야만
받을 수 있는 은혜의 이슬입니다.

이전엔  나는 노래를 입으로만 부르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의 제 자신이 한없이 가엾게 보입니다.

이제 입술의 소리가 주어지면
애써서 침묵하려 할겁니다.
입은 말하라고 있는것이 아니라
소리를 모아 마시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소리는 내 삶을 통해 메아리 칠겁니다.

                    -- 성대 수술로 일정기간 말을 할 수 없을때에





8 Comments
우가애본 사무국 2005.11.01 17:55  
  참 좋은 깨달음을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고마움이 항상 우리주변에 같이하는데
..  그것 아주 사소한 거라도 없을때에야 알게되는 우매 속에 살지요~~
수술결과가 좋았을 것으로 믿습니다..

김형준 2005.11.02 00:11  
  정말이에요.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다른 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이고
더욱 수양이 더 잘된 사람인 것 같아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

저는 목소리로 사용하여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위에 적은 노래는
님을 위해, 그리고 말을
어떤 이유건 간에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서 제 마음 속으로 달콤하게
불렀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해야로비 2005.11.02 01:26  
  우리 합창단의 정기공연때 선뜻 후원을 해주신 목사님~~
새로운 깨달음을 또 하나 선물로 주시는군요.
빨리 완쾌 하십시요.
그리고....
애써 침묵하시고....그리고...
소리를 모아 마시는것...저희들도 따라 해보겠습니다.
김경선 2005.11.02 10:52  
  달우물님의
아름다운 노래를
느끼고 있습니다.
서들비 2005.11.02 12:13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나의 입술이 얼마나 둔하고 부족한가를
날마다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샬롬!!~~~
旼映오숙자 2005.11.02 13:51  
  달우물님,

아파본 사람이 잘 압니다.
난 성대는 아니지만
사랑니 전체를 도려내는 수술에 얼굴과 목까지 붓고 입을 열수 없어
호박죽으로 만 식사하던 작년 이맘때던가...
빨리 회복하시어 건강 되찾으시기 빕니다. 
바다 2005.11.02 15:58  
  달 우물님!
오랜만에 가슴 싸아한 글 올려주셨네요.
그 동안 그런 일이 있었군요.
100마디의 말로 세상의 사랑을... 그리움을...말하는 것보다
침묵으로 노래할 때
그 노래는 더욱 영혼을 울리는 소리가 되리라 봅니다.
아직 더 침묵의 사간이 필요한 듯 ..
빠른 시간 안에 쾌유를 빕니다.
제주인 2005.11.03 19:54  
  달우물님의 가르침에 숙연해 집니다.

평생처음 후두염으로 한달넘게 목의 소중함을 느끼며 지내면서도
달우물님이 깨우쳐 주시기전에는 통 정리가 되지 않은채
헤메고 있었는데 이제 분명하게 알게되엇습니다.

"입은 말하라고 있는것이 아니라
소리를 모아 마시라고 있는 것 "
이것이었습니다.

또한 목소리 뿐만 아니라
지금 내게 있는 모든것에 감사하며
나 자신뿐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내것을 더 나누며 살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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