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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 호수

안재동 1 1014
  * 루체른 호수 * /  안재동


파아란 하늘도 하이얀 구름도
녹색의 숲으로 뒤덮인 산도
아침엔 잠을 털고
루체른 호수에 어김없이 몸을 담그지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들조차도
그냥은 지나칠 수 없는 곳
밤이면 달도 별도 몸과 마음을
스스럼없이 풀어헤치네

세상 어떤 사물도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몸속으로 투영시킬 수 있는
루체른 호수처럼
이미 그대도 내 속에 있네

유리잔 속의 포도주를 바라보듯
어항 속의 관상어를 주시하듯
그대 루체른 호숫가에 서서
해맑은 눈으로 내 마음을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그대 혹
남모를 상처와 아픔이라도 있거든
루체른 호숫가로 달려와
대지의 숨결처럼 잔잔하고
면경 같은 물속에 고이 묻어둔
내 영혼과 만나
오래오래 쉬어가도 좋으리
1 Comments
바리톤 2007.05.03 11:31  
  깊은 상념에 사로잡히게 하는 아름다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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