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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시 / 대구 인 권 오범

달마 7 987

망조 / 권오범

풀떼기마저 고갈되었던 보릿고개
사방공사 부역 질로 죽살이치며
찔끔찔끔 나오던 아메리칸 밀가루에
채신사납게 구겨졌던 자존심마저 버렸는가
먼저 부자 된 이웃들은
호시탐탐 약점만을 노리는데
밥술이나 뜨더니 올챙이 적 까맣게 잊고
밥그릇 작다고 붉은 띠 두르고 천방지방
작은 밥그릇마저 찌그러뜨려 팽개치고 있다
땀날 일은 외국인에게 시켜놓고
일거리 없다는 핑계로 노숙자로 나앉아
허구한 날 컴퓨터 속 귀신과 고스톱만 친 세월에
전 국민이 잡기 유단자가 된지 오래다
가장은 등골이 휘거나말거나
쥐뿔도 없으면서 카드만 허물없이 긁어대다
도깨비 살림 메워주지 못하면
가차 없이 천륜도 끊어버리는 미쳐버린 세상
찌그러진 밥그릇이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 Comments
해야로비 2005.09.14 11:03  
  참시.......맞네요.
반성하며 살아야지요....
고맙습니다.
달리아 2005.09.14 12:04  
  공감이 갑니다.
밀가루 배급 타던 시절, 구호물자 옷들이 시장에 널브러져 있던 시절은 다 잊은건지..
까마득하게만 느껴 지는 데...
그 시절을 생각 한다면 붉은 띠 머리 두르고 부르짖는 함성에 찌프려지는 이맛살.
나이탓인가...........?

생각 하며 사는 하루이고 싶습니다.
우가애본 사무국 2005.09.14 13:30  
  싱아며 올망댕이 찾아다니고.. 
서늘해지는 바람속에 누런 벌판에 메뚜기 잡으며 
하늘도 참 푸르다.. 새삼 행복하고..
밤이면 달 올려다 보며 저눔이 꽉 차기만하면
검정 운동화 생길 기대로
행복하던 그 시절이 ...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살갑고 정겹던 시절이었습니다.

있어도 허기진 오늘을 잘 풀어놓으신 참시입니다.
산처녀 2005.09.14 13:32  
  선생님 말씀대로 나이 탓일는지는 몰라도 붉은 머리띠가 그리곱게 보이지는 않는군요 .
제가 어릴적 사방공사라고 해서 서민을 위헤서 관에서 주도하는 일판에 가면  아메리칸 밀가루 타다 수제비해먹고 성남시가 처음생길때도 보니
이주민들이 이곳 저곳서 밀가루 풀때기 죽을 끓이는 것을 보았는데 .
이제 30여년의 새월이 지난 지금 그시절은 까맣게 잊은듯 합니다
별헤아림 2005.09.14 22:53  
  저도 '붉은띠'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거나 외면합니다.

'보릿고개'는 잘 모르지만
.싱아'도 잘 모르지만
누런 벼가 익던 가을 들녁에서 강한 햇살에 이마 가리며
칠성사이다병에 메두기 잡아 넣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청량한 가을 바람에 지는 해를 등지고 서 있던 걱정 없던 황금빛 들녁이 그립습니다.
툭 하면 신발도 잘 잃어 버리던 떨방하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고진숙 2005.09.15 05:23  
  달마 님이 소개하는 시 '참시'의 본 제목이 '망조'인데, '참시'류의 시가 비뚤어지고 있는 일각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점에서 필요하죠. 50년대의 시 '5적'에 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시입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에는 아직 보릿고개가  있습니다. 황금찬 선생님의 시 '보릿고개'가 그렇고, 이 사이트의 어느 문학 서재에서 읽은 '일용할 양식' 은 현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권오범 씨의 시는 정의 사회 실현을 위한 채찍, 아니면 몽둥이의 구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 연 2005.09.15 11:44  
  고 선생님...

잘 풀어 주셔 고맙습니다.
오적 첫연이 이렇치요 ~

1.
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것다

 건안 하세요
 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