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가입번호 73번, 모탕이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실은 이번이 2차 가입이므로 업그레이드된 회원이라 할 수 있겠네여.(사람은 그대론디...)
사이버상에서나마 모두들 자주 뵙고 좋은 정보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각설하고, 다들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저는 게으른데다 날씨마저 협조를 하지 않아 휴가(休暇)아닌 휴가(休家:집에서 쉰다는 뜻)를 즐겼습니다.
덕분에 수해로 고생하신 분들에게 덜 미안해지기는 했지만
집에서 뒹굴자니 가장으로서의 체통이 영 서질 않더군요.
신고식 기념으로 행락(行樂)과 관련하여 음미해봄직한 시 한 수 소개하겠습니다.
단풍놀이하실 적에 참고라도 하심이...
중국 송대(宋代) 홍추(洪芻)라는 시인의 <석이봉>이라는 시입니다.
아침부터 홍진을 밟고서
저녁에 구름에서 쉰답시고
오가는 수레며 말,
그저 어지럽기만 한데
후계교 아래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는
봉우리의 "돌 귀"만이 듣고 있으리.
朝踏紅塵暮宿雲 往來車馬漫紛紛
후溪橋下潺湲水 唯有峰頭石耳聞
<石耳峰>
* 石耳峰(석이봉) : 중국 여산(廬山)의 원통사(圓通寺) 동남쪽에 있는 귀처럼 생긴 바위 봉우리.
* 후溪(후계) : 석이봉 아래를 흐르는 계곡 이름. 후 - 원숭이를 듯하는 글자
* 潺湲(잔원) ; 잔잔히 흐르다.
(군더더기)
엉덩이로 자연을 감상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찍어오는 사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 너머, 바로 우리의 엉덩이가 향하고 있는 그곳에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 시에서 언급된 "홍진"과 "구름"은 빙탄(氷炭)과 같은 관계로 도저히 서로 섞일 수 없는 사이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홍진은 때묻은 인간세계를, 구름은 청정한 자연세계를 제유(提諭)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홍진을 딛고 사는 인간들이 구름에서 쉰다는 핑계로 요란스럽게 오고 갑니다.
정작 산에서 얻어야 할 것은 아름다운 풍치가 아니라 산이 간직한 내면임을 알지도 못하고서...
산 계곡 다리 아래를 흐르는 물소리에도 자연이 현시하는 이치가 있음을 사람들은 알 턱이 없지만,
봉우리의 "돌 귀"만은 알아 조용히 듣고 있다는 것이 이 시의 얼개인 셈인데
"돌 귀"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의 결합이 참으로 절묘하게 여겨지는군요.
실은 이번이 2차 가입이므로 업그레이드된 회원이라 할 수 있겠네여.(사람은 그대론디...)
사이버상에서나마 모두들 자주 뵙고 좋은 정보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각설하고, 다들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저는 게으른데다 날씨마저 협조를 하지 않아 휴가(休暇)아닌 휴가(休家:집에서 쉰다는 뜻)를 즐겼습니다.
덕분에 수해로 고생하신 분들에게 덜 미안해지기는 했지만
집에서 뒹굴자니 가장으로서의 체통이 영 서질 않더군요.
신고식 기념으로 행락(行樂)과 관련하여 음미해봄직한 시 한 수 소개하겠습니다.
단풍놀이하실 적에 참고라도 하심이...
중국 송대(宋代) 홍추(洪芻)라는 시인의 <석이봉>이라는 시입니다.
아침부터 홍진을 밟고서
저녁에 구름에서 쉰답시고
오가는 수레며 말,
그저 어지럽기만 한데
후계교 아래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는
봉우리의 "돌 귀"만이 듣고 있으리.
朝踏紅塵暮宿雲 往來車馬漫紛紛
후溪橋下潺湲水 唯有峰頭石耳聞
<石耳峰>
* 石耳峰(석이봉) : 중국 여산(廬山)의 원통사(圓通寺) 동남쪽에 있는 귀처럼 생긴 바위 봉우리.
* 후溪(후계) : 석이봉 아래를 흐르는 계곡 이름. 후 - 원숭이를 듯하는 글자
* 潺湲(잔원) ; 잔잔히 흐르다.
(군더더기)
엉덩이로 자연을 감상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찍어오는 사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 너머, 바로 우리의 엉덩이가 향하고 있는 그곳에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 시에서 언급된 "홍진"과 "구름"은 빙탄(氷炭)과 같은 관계로 도저히 서로 섞일 수 없는 사이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홍진은 때묻은 인간세계를, 구름은 청정한 자연세계를 제유(提諭)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홍진을 딛고 사는 인간들이 구름에서 쉰다는 핑계로 요란스럽게 오고 갑니다.
정작 산에서 얻어야 할 것은 아름다운 풍치가 아니라 산이 간직한 내면임을 알지도 못하고서...
산 계곡 다리 아래를 흐르는 물소리에도 자연이 현시하는 이치가 있음을 사람들은 알 턱이 없지만,
봉우리의 "돌 귀"만은 알아 조용히 듣고 있다는 것이 이 시의 얼개인 셈인데
"돌 귀"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의 결합이 참으로 절묘하게 여겨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