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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아픔*^**

수패인 8 776
오늘은 수능시험날...

APEC때문에 다른해보다 조금 늦추어졌죠.

6년전 그러니까 1999년11월15일에 큰딸이 수능을 보았습니다.

결혼식에서 트럼펫을 불어주려 하는 그 딸입니다.

물론 작은딸 결혼식때도 불겠지만.

오래된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그날이 제가 병원을 개원한 날이였기 때문입니다.

하필 큰딸 수능임박해서 개원하느라 바쁘게 만든다는 집사람의 핀잔도 아랑곳 하지않고

큰딸 수능보는 날 저는 아프신 분을 보고있었습니다.

그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 때문에 몹시 힘들어 하는군요.

벌써 여러군데 낙방을 하고 이번에는 학교에서 추천을 해준 은행에 나름대로 자신을 가지고

최종면접까지 봤는데 오늘 낙방 되었다는 문자가 왔나봐요.

기대를 가졌던터라 실망이 더욱 큰지 방문도 걸어잠그고 울고만 있다네요.

저도 붙기만 하면 건물내 모든사람들한테 떡을 돌려야 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는데

그것도 물거품이 되었네요. 딸아이가 지원했던 은행이 제가 세들어사는 건물의 1.2층을 쓰고

있거든요.

학교에서 평균학점이 4.0 이상인 경우만 추천을 했고 면접도 실수없이 봤고 준비도 철저히

했다는데 벌써 여러차례 낙방을 하고나니 좌절감이 무척 큰가봐요.

자신감을 잃을까 걱정입니다.위로해줄 뾰족한 방법도 없어 더욱 답답하구요.

곁에서 취직준비하는것 지켜보는것도 매우 안타깝고 힘겨워 보이던데

왜 이리도 자식의 아픔에 가슴이 저며오는지 이제야 제 부모님의 심정을 헤아릴것 같습니다.

곱게만 키워왔지 세상살아가는 법을 잘 가르치지 못한걸 이제와 탓해야 소용이 없겟지요.

고등학교을 외국어고등학교로 가서 피터지게 공부하는 환경에 적응치 못해 좌절하고 결국엔

일반고등학교로 전학을해서 속상하게 한것 외엔 이렇다 하게 속썩인 일도 없는 착한 녀석인데~

오늘저녁엔 그녀석과 함께 쐬주잔이라도 기울여야 할것 같아요. 명태를 안주삼아.




8 Comments
산처녀 2005.11.23 20:19  
  수패인님의 그 아픔  절대로 이해 합니다 . 대학원을 졸업한
저의집  막내 아들놈이 여러번 낙방을 하고 아파하던것을 지켜 보아야 했읍니다 .
한번은 합격을하고 발령날자 기다리는데 연구소가 고소를 당해서 3개월간 기다리라는 기막힌 소식에 풀죽은 아이의 모습 보면서 무엇이 위로가 될지 알수가 없었읍니다 .
다행히 IT회사의 연구소에 취업이 되여서 3번째 급여를 받았읍니다만 .
김경선 2005.11.24 00:07  
  아픔을 잘 이겨내면
큰 사람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따님이 있어야 할 곳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겠지요.
힘내세요!
유랑인 2005.11.24 01:11  
  시작부터 어려움은 크게되기위한 단련으로 위안삼았으면 합니다. 힘내시길~~
수패인 2005.11.24 11:39  
  좋으신 말씀들 감사합니다.내리사랑 이라더니 자식의 아픔은 부모에겐
곱배기가 되어 돌아오는군요.아빠랑 쐬주한잔 하자고 했더니 작은녀석이랑 제 친구랑 영화한편 보고 친구하고 조금 마셨다네요.
괜시리 저 혼자서 쏘주몇잔 걸쳤습니다.
바보같은 모습 보여 죄송하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문자가 왔네요.방금
박성숙 2005.11.24 13:49  
  대학 붙었다고 좋아했는데 딸아이 졸업을 앞두고 진로문제
고민하는거 보니 저도 마음이 안타까워요 일단 대학원으로
진학하기로 결정을 보고 시험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지고 태어난
달란트를 잘 사용할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피아노 2005.11.24 23:19  
  수패인님~저는 아들만 둘인데요..
너무 자유 분방하게 키웠는지 갈수록 럭비공입니다;;
제 남편도 소아과의사인데요.
지금 저희부부의 1차 목표는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잘 버티고
내년에 무사히 졸업하는 것으로 정했어요.
거의 도를 닦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지내고 있습니다..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 주렵니다...
수패인 2005.11.25 10:37  
  피아노님~반갑습니다.뒤늦게 동참하셨는데 무서운 기세로 활동하실것
같아 무척 반갑습니다.두아드님 잘키우세요.아들이 잘돼야 딸들도 행복하죠? 남편분이 의사선생님 이시라니 더욱 반갑네요.소아과 의사님들치고 착하지 않은분 못봤는데,아이들 좋아하고~맞죠?
신부님의 블로그를 통해 이곳에 오셨다고 하시는데, 저는 천주교에
교적만 두고 있습니다.항상 마음은 있는데~
제가 아는 분(그분도 피아노님과 동갑인 호랑이띠에 아들2)도 직장생활
하면서 아들들 자유분방하게 키우는데도 잘 키웠더라구요.
피아노님도 잘 키우실 거에요.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작년에  집사람,병원직원들 하고 KTX타고 해운대 한회플라자콘도.에서
일박했는데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어요. 생선회 야경 모두환상적~
참, 아이들 아빠분께서도 악기하나 배우시면 재미있을텐데~
피아노 2005.11.26 23:55  
  수패인님~필립신부님과 친하지만 저희 가족은 개신교회에 다닙니다.
님의 말씀처럼 남편이 너무 유순해서 잘 키우고 싶어도
통제가 안될때가 많습니다..ㅎㅎ
남편이 근무하는 병원 이사장님께서는
부산시향 후원회장을 지내실만큼 음악에 관심이 많으셔요.
병원직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도 있어 정기연주회도 열리고
병원 로비에 그랜드피아노가 있어서
수요일에는 환자를 위한 음악회가 수시로 열리곤 합니다.
이 병원에 근무하면서 남편은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지만
너무 어렵다고 색소폰을 배우게 해 달래요..ㅎㅎ
이번 월요일날 신고연주 잘 하시고 좋은 시간되셔요.
언젠가 수패인님이랑 함께 연주할 기회도 가졌으면 좋겠네요.
가요에서 클래식까지 모두 가능해요..ㅎㅎ
좋은 주말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