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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조 소프라노 황화자 선생님을 추억하며

바리톤 2 2210
1986년 그 해는 저에게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역사적인 한 해 였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교향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활동하시는 성악가분들의 노래를 직접 들게 된 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청주대학교나 청주사범대학(현 서원대학교)에서 가르치시는 교수님들의 노래를 들을 기회는 간혹 있었으나 KBS 나  MBC같은 전국방송에서 얼굴을 뵐 수 있는 성악가들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저의 고향은 충청북도 충주시입니다. 1986년은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고 음악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처음으로 레슨을 받기 시작한 해였습니다.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을 축소한 듯한 충주문화회관 건립을 기념하여 서울에서 활동하시는 성악가분들을 초청하여 공연을 했던 것 같습니다.

소프라노 양은희 교수님, 메조 소프라노 황화자 교수님, 또 한분의 여자 성악가분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테너 김진원 교수님, 바리톤 조창현 교수님, 베이스 이인영 교수님 이 분들이 당시의 출연 성악가분들 이셨습니다.

사실 저는 조금 실망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시 성악가 가운데 엄정행 교수님을 가장 좋아했었는데 그분의 모습은 그 가운데서 뵐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TV를 통해 많이 만나 뵌 친숙한 성악가였고 친절한 인상으로 인해 그분을 뵐 수 있기를 정말 바랬었답니다.

양은희 교수님으로 부터 시작하여 한 분, 한 분 노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뵌 서울지역의 성악가들은 정말 저에게 놀라운 감동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양은희 교수님의 모습은 성악가들은 배가 나오고 살이쪘다는  편견을 벗어 버리게 만들었습니다. 비록 멀리서 뵌 모습이지만 살이찐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보였고 오히려 모델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간에 황화자 교수님이 무대로 나오셨습니다. 황화자 교수님을 본 저는 조금 실망을 하였습니다. 역시나 성악가는 몸이 좋은 편이라는 말이 딱 맞아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황화자 교수님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황화자 교수님의 성함이 저의 어머님과 같은 "화자"라는 것에도 있었고 모델같지 않고 오히려 조금 살이 찌신 모습이 오히려 저에게는 더욱 친근한 어머님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에 황화자 교수님이 어떤 노래를 부르셨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부르신 노래 가운데 한 곡은 "그리운 금강산"이었고 교수님의 목소리는 자애로운 어머님의 자장가 같았다는 것과 어두운 밤에 밝은 보름달을 보는 것과도 같다는 느낌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한동안 황화자교수님을 기억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인터넷으로 바리톤 황병덕 교수님에 관해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메조 소프라노 황화자 교수님에 관해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실로 21년 만에 황화자 교수님을 다시 기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의 어머님과 같은 이름, 어머님 같았던 모습 그리고 어머님의 자장가 같이 자애롭게 들리던 목소리.

황화자 교수님에 관해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하시고 미국 남가주 대학교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하셨으며 지금까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교수님으로 근무하신다는 교수님의 프로필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연세가 되셨을 것입니다.

만일 황화자 교수님을 또 다시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저는 어머님을 뵙는 듯한 포근함을 또 다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조 소프라노 황화자 교수님은 저의 마음에 항상 어머님 같은 성악가로 계실 것입니다.

교수님께서 건강하게 오래 오래 왕성한 연주활동을 해 주셨으면 하는 소원을 가져 봅니다.
2 Comments
정영숙 2007.11.16 09:34  
황화자 교수님이 어머님을 닮아 더 좋다는 말 공감합니다.
재은jayn 2008.05.07 23:03  
저는 황화자 교수님의 제자였습니다.
그 분의 목소리는 우리나라에서 찾기힘든 보석과도 같은 목소리시고,
가르침도 훌륭하신 교수님이십니다.제 최고의 선생님이셨고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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