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부른 소나기"
청정원 사외보(격월간)팀에서 짧은 글을 청탁 받았습니다. 다음 호 테마기획으로 "내 마음을 적신다, 소나기"라는 주제를 잡았다 하네요. "내마음의노래"와 "소나기"를 합쳐 놓은 듯 하지요? 내마노 관련된 일이니 먼저 소개해 드려도 되지 않을까 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혹시 이 잡지 받아 보시는 분 계시면 다음 호를 찾아봐 주세요. ^^
추가로 제가 "낭만음악"이라는 음악학 전문 계간지에 신작 소개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가을호에 연가곡 <소나기>를 소개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부터 <소나기> 지방 공연을 하려고 운영자님과 기획팀에서 알아보고 있는데, 내년까지 연가곡 <소나기>가 잘 자라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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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부른 소나기
글: 신동일
올해 상반기는 “소나기”와 함께 보낸 것 같다. 인터넷 가곡동호회인 내마음의노래(www.krsong.com)에서 매년 내놓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창작가곡집 네 번째 음반을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하여 연가곡을 만든 것이었다. 이 작업의 총감독을 맡아 기획단계에서부터 녹음 작업의 세부 진행을 맡아서 하고 공연 제작을 총지휘다. 작년 가을부터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 5월30일 완성된 음반을 선보이며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12명의 시인과 12명의 작곡가가 공동창작으로 연가곡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줄거리를 가진 연작 가곡 형태인 연가곡은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나 슈만의 <시인의 사랑>과 같은 대표적인 작품을 봐도 연가곡은 보통 한 사람의 시인이 쓴 작품에 한 사람의 작곡가가 곡을 붙이는 게 보통이다. 더욱이 개인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예술계에서 공동창작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번 작업은 많은 시인과 작곡가들이 서로 양보해 협력해 가면서 절묘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반주도 기존의 가곡처럼 피아노만 사용한 게 아니라 전자악기인 신서사이저를 같이 쓰면서 좀 더 색깔 있는 작품으로 청소년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공연 역시 일반적인 가곡발표회와 다르게 무대도 꾸미고 노래 사이 사이에 배우들이 등장해서 <소나기>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극으로 엮어 나가기도 했고, 노래를 부른 성악가들도 턱시도와 드레스 대신 자유로운 복장으로 드라마와 노래를 하나의 호흡으로 연결하면서 관객에게 한걸음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여러 날 밤을 새며 녹음한 음반과 공연 모두 노력한 만큼의 호응을 얻었기에 보람을 느낀다.
이번 작업을 위해 몇 십 년 만에 황순원의 <소나기>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자연스레 어린 시절을 다시 떠올렸다. 특히 내겐 ‘소나기’하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유동 집에서 미아동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근데 어느 날 버스비를 안 갖고 와서 집까지 걸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수업 마칠 때 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비가 금방 그칠 지 어떨지 알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그냥 비를 맞으며 울면서 집까지 걸어갔다. 나중에 어머니에게 참 미련하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지금도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한 편이다.
대학 때는 내 멋에 겨워 비를 맞고 다니기도 했는데... 오랜만에 <소나기>를 꺼내 들고 추억에 잠겨 본다.
추가로 제가 "낭만음악"이라는 음악학 전문 계간지에 신작 소개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가을호에 연가곡 <소나기>를 소개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부터 <소나기> 지방 공연을 하려고 운영자님과 기획팀에서 알아보고 있는데, 내년까지 연가곡 <소나기>가 잘 자라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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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부른 소나기
글: 신동일
올해 상반기는 “소나기”와 함께 보낸 것 같다. 인터넷 가곡동호회인 내마음의노래(www.krsong.com)에서 매년 내놓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창작가곡집 네 번째 음반을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하여 연가곡을 만든 것이었다. 이 작업의 총감독을 맡아 기획단계에서부터 녹음 작업의 세부 진행을 맡아서 하고 공연 제작을 총지휘다. 작년 가을부터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 5월30일 완성된 음반을 선보이며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12명의 시인과 12명의 작곡가가 공동창작으로 연가곡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줄거리를 가진 연작 가곡 형태인 연가곡은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나 슈만의 <시인의 사랑>과 같은 대표적인 작품을 봐도 연가곡은 보통 한 사람의 시인이 쓴 작품에 한 사람의 작곡가가 곡을 붙이는 게 보통이다. 더욱이 개인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예술계에서 공동창작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번 작업은 많은 시인과 작곡가들이 서로 양보해 협력해 가면서 절묘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반주도 기존의 가곡처럼 피아노만 사용한 게 아니라 전자악기인 신서사이저를 같이 쓰면서 좀 더 색깔 있는 작품으로 청소년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공연 역시 일반적인 가곡발표회와 다르게 무대도 꾸미고 노래 사이 사이에 배우들이 등장해서 <소나기>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극으로 엮어 나가기도 했고, 노래를 부른 성악가들도 턱시도와 드레스 대신 자유로운 복장으로 드라마와 노래를 하나의 호흡으로 연결하면서 관객에게 한걸음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여러 날 밤을 새며 녹음한 음반과 공연 모두 노력한 만큼의 호응을 얻었기에 보람을 느낀다.
이번 작업을 위해 몇 십 년 만에 황순원의 <소나기>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자연스레 어린 시절을 다시 떠올렸다. 특히 내겐 ‘소나기’하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유동 집에서 미아동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근데 어느 날 버스비를 안 갖고 와서 집까지 걸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수업 마칠 때 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비가 금방 그칠 지 어떨지 알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그냥 비를 맞으며 울면서 집까지 걸어갔다. 나중에 어머니에게 참 미련하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지금도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한 편이다.
대학 때는 내 멋에 겨워 비를 맞고 다니기도 했는데... 오랜만에 <소나기>를 꺼내 들고 추억에 잠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