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가곡부르기 모임 후기(서울, 경기 지역; 2006년2월 행사)

김형준 24 1346


약간은 쌀쌀한 꽃샘추위가 서울을 감싸안았다. 하지만 그런 추위쯤이야
어찌 견딜 수 없겠는가. 봄꽃들이 우리와 상면하기 위해서 나무에서,
줄기에서 꽃몽오리 속에서 움트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아, 꽃들아! 보고 싶다.
 진달래야, 개나리야, 유채꽃아!
 아, 미치도록 맡고싶다, 너희들의 고운 향기를!
 수많은 시들이, 노래들이, 그림들이, 사랑이
  너희들로 인해 만들어졌구나. 고마워.
 우리 인간들의 삶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해주어서'

연극장들로 가득찬 (몸과 마음의) 젊은이의 거리인 대학로에서 스무번째
서울경기지역 내마음의 노래 우리가곡 부르기 모임이 열렸다. 모짜르트까페의
후신인 플래터스 2층에 자리한 세미화랑에서. 모짜르트의 탄생 250주년째인
올 해에 비록 모짜--까페는 사라졌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특히 우리나라
가곡 부르기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 자리를 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조금 틈틈히 쉬는 시간이 있었으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것 같다.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곡들을 많이 써주신 김규환선생님께서 직접 자리를
해주셨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제일 앞 줄에 앉아 계신 선생님을
가끔 쳐다보았다. 재미있는 사회자의 멘트가 있을 때마다 환히 웃으시는
그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모임이 끝나고 일부 참석자들께서 김선생님과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그럴까 하다가 그저 내 마음 속에만
김선생님의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선생님의 곡중에서
'남촌'과 '푸른 열매'를 다 같이 불렀다. 정말 너무도 기쁜 시간이었다.
정덕희선생님께서 곡을 쓰신 '겨울을 난 목련꽃눈'을 함께 배웠다. 정선생님께서
앞에 나오셔서 그 곡을 쓰신 배경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셨다. 천안대학교에서
교수로 계신단다. 예전에 나도 그 학교에 면접을 보러 갔었던 추억이 생각났다.
면접에 합격을 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그곳에서 근무를 할 수 없었다.
동료로써 함께 일할 수도 있었겠다 싶어 늘 웃으시는 정선생님의 얼굴을
여러 번 쳐다보았다. 쾌활하고 긍정적인 성품을 지니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모습을 그 옆에서 지켜보시기도 하고,
때론 여러 분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다지 권위적이지
않고 다정다감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마침 모임에 처음 나오신 여성분이
오늘 배운 정선생님의 '겨울을 난 목련꽃눈'을 즉석해서 부르셨다. 상당히 잘
표현하시고, 잘 불러주셨다.

오늘 함께 부른 '강이 풀리면(김동환시/오동일곡)', '꽃바람(이오장시/박이제곡)',
'푸른 열매(박경문시/김규환곡)', '노을을 보며(최종두시/한성훈곡)',
나 또한 설뫼되어(서공식시/오숙자곡)', 그리고 동요 '봄(윤석중시/이성복곡)'은
모두 하나의 예외도 없이 내게는 처음부르는 곡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낯설었지만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따라 불렀다. 부르다가도 자연스레
내 자신이 음정도 틀리고, 박자도 틀리고 강약도 틀리고, 감정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어떠랴 즐겁게, 열심히 부르면 되지!'

다들 열심히 기쁘게 부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가능하면 몇 곡은
다들 잘 아는 곡을 부르고 한, 두 곡만 좀 덜 익숙한 곡을 부른 뒤 새로 배울
곡을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좀 더 시간을 내어 열심히 익숙치
않은 곡들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자가 재미있게 진행을 해주셔서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도
별로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수패인님이 마침 김규환선생님께서
작곡하신 가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해주셨다. 열심히 잘 연주해주셨고,
맛있는 떡도 '쏘셔서' 맛있게 먹었다.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수패인선생님, 연주 감사합니다, 떡 감사합니다.
  따님께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신 것 축하드립니다!'

아마 조금 지나면 '유랑인'님께서 직접 찍으신 모임 사진들을 올려놓으실
것 같다. 늘 유랑인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해야로비님, 윤교생선생님,
김민경님, 임준식선생님, 그리고 사회를 보시느라 너무도 수고를 하신
이용수선생님, 다른 모든 준비팀 분들께 말로 다 그 고마움을 표할 수가 없다.
특히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양들이 길을 잃을까 노심초사로 건물 앞에
나와서 길 안내를 하고 계시던 정우동선생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
사회자가 나와서 노래하는 분들 중 잘 하는 분들을 리쿠르트하라고 윤교생
지휘자님께 힌트를 계속해서 보내셨다.

  "필승, 내마노 합창단!"

나는 잘 못불렀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함께 합창단 활동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주셨다.

  "감사합니다!"

현재는 시간관계상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 윤병무선생님께서 지휘하시는
코리아남성합창단 오디션에 합격을 했었지만 시간 관계상 조인을 하지
못하게 되었었다. 윤선생님과 그 합창단 총무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24 Comments
싸나이 2006.02.28 03:19  
  너무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짖굿은 농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완주하신 님에게
가슴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정덕희교수가 아니라 정덕기 교수이고
윤병무 선생님이 아니라 유병무 선생님입니다.
내내 건강하세요^^
별헤아림 2006.02.28 03:33  
  김규환 작곡가님 뵌 것도 영광이구요.
'님이 오시는지' 훌륭하신 트럼펫 연주 감사드립니다. ^_^*
게다가 어느새 후기까지~~~!
김경선 2006.02.28 08:32  
  꽃샘추위로 몸과 마음이 움추려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함께 모이셔서
우리노래로 행복을 나누신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서들비 2006.02.28 11:09  
  오랜만에 뵙고 함께 노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내 내~~

트럼펫으로 들은 [님이 오시는지]는 그 음색과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가슴이 아리더라구요.

수고하신 많은 분들
행복한 시간 함께하신 모든분들 고맙습니다.
해야로비 2006.02.28 13:01  
  맛난 떡과...좋은 음악과....좋은 분들과 함께 하는 시간...행복했습니다. 
사회 보신 싸나이님께도 우리 모두를 즐겁게 해 주시려 애쓰심에 감사드립니다.
수패인 2006.02.28 13:05  
  항상 좋게 봐주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 입니다.
언제나 삑사리가 안나려는지...
좋은 소리로 보답드려야 하는데 .
다음엔 더 잘할께요...라고 空約을 날릴 수 밖에요.
내마노 여러분들의 가정에 좋은 일들만 생겨나 돌아가면서
떡잔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바 위 2006.02.28 13:15  
  몹시도 ~
이해 나이 처먹듯
정월 이월년
눈 꿈쩍할 사이에 갔느냐 ?
물으니 대답없었는데 ...

고운님들 떡찬치 운율
행복을 계도하는 사나이 목청
얼마만이신고 물자니
텁텁한 막걸리잔 찾자요
우리가 모여할 자리자리
모이니 그 아니 좋더니까 ...

당기든 밀치던 늘
열두 달 채워 불러제끼자구요...

수고로움 땀
삼월이 불러 얼른 딱으라
정신 차리자 웃으며 갑니다


고맙습니다 @@@
탑세기 2006.02.28 16:29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행복한 시간 이었습니다

수고하신 여러 선생님들 감사드립니다 ..*
요들 2006.02.28 16:43  
  ㅎㅎ 저는 문간에서 접수하시던 별님을 뵐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뵌듯한 인상... 긴가~? 민가~? 하여
"저~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하고 조심스레 여쭈니
"권선옥 입니다" 하시는데... 세상에 대구에서 서울까정...
서울사람들은 겁이 많아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겁도 없으신듯
"한숨 자고 나면 서울인데요?"하시는 말씀에 제가 죄송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항상 소년같으신 정선생님... 길안내 하시느라 손이 얼어있어서  참 마음이 ... 좀 그랬습니다.  죄송스러워서..
그리고 광주의 조민희님께서 오신다고 했는데 못 뵈어서 서운했고요,  '성진'의 '회장님과 김효식님'을 오랫만에 인사드렸고요,
'심온'님과 친구?분들 뵐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선한모습의 노을님..  항상 반가운 강하라님, 꼭 언니같은
서들비님, 반가운 인사를 건네주신 김형준님,,,, 이루 다 부를수 없는 반가운 얼굴들... 햇수로 2년만에 뵈어서 그런지 참 좋았습니다.
정말, 올 한해는 술술 잘 풀려나갈듯한 아주 기분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같이 자리한 김은주님과 유복실님께 강압?적으로 노래를 청하여 '사랑'과 '겨울을 난 목련꽃눈'을 행복한 마음으로 감상할수 있었습니다.
가곡교실을  지원해 주시는 운영진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면서 겨울을 털에낸 3월의 봄날에 행복한 얼굴로 다시 만나길 기도드리며...
송인자 2006.02.28 18:30  
  김형준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군요.
이 담에는 보면 아는 척 좀 해주세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
아름다운별 2006.02.28 19:53  
  12월 중순에 송년 모임을 하고 어제 만나니 정말 모두들 너무 반가웠답니다.구정때문에 1월 모임을 못하게되어 얼마나 섭섭하던지요.좋은 분들과 맛난떡을 먹으며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고 연주도 듣고독창도 들으며 앤돌핀을 많이 받아가지고 왔답니다. 오는길에 같이 참석하셨던 분들도 너무 행복해하시고 그 모임에 참석할 수 있음에감사하며 3월 모임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이모임을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모두들 건강하세요.
김형준 2006.03.01 00:32  
  싸나이님!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사회를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규환선생님께서 환히 웃으시며 싸님의 농담과
위트를 즐기시는 모습을 보며 더욱 더 즐거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함자들 잘못 쓴 것 일깨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꾸벅!)
김형준 2006.03.01 00:34  
  별헤아림님!
참 좋은 트럼펫 연주를 공유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님의 nickname을 마음으로
새기며 내 마음 속의 별들을 헤어나갑니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 셋 나 셋
우리 넷, 우리 다섯, 우리 여섯, 별님 여섯.....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_*)
김형준 2006.03.01 00:36  
  김경선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지요. 늘 좋은 글들
올려주셔서 덕분에 잘 읽고 있습니다.
홍양표교수님 모습이 보이셨는데 끝나기 전에
이미 떠나신 듯 했습니다. 인사도 하고 즐겁게
대화도 나누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다음 기회에 만나야 겠네요. 마산과 통영 모임
사진들을 볼 때 이 분들 중에서 김경선선생님은
어느 분이실까 궁금해 했습니다. 언제 사진도
뵙고, 또 직접 뵙기도 하면 좋겠네요.
잘 지내십시요. 주님의 평강이 늘 함께 하시길...
감사합니다!
김형준 2006.03.01 00:39  
  서들비님!
저도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너무 기뻤습니다.
사실 모두 함께 노래한 곡들이 제겐 모두
낯설어서 음정, 박자 다 틀리고, 감정 표현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저 그 아름다운 곡들을
가곡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더불어 힘차게
노래 부르는 자체가 너무도 기뻤습니다.
수패인님께서 마침 참석하신 김규환선생님 곡을
연주하신 것도 참 우연이라고만 볼 수 없는
귀하고 귀한 일이었습니다. 연주가 참 좋았지요.
고맙습니다!
김형준 2006.03.01 00:40  
  해야로비님!
늘 수고하시는 모습을 뵈면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헌신하는
분들의 사랑과 희생으로 인해 그렇게 멋진
모임이 20회까지 계속되었다는 것을 깊이
느낍니다. 봉사하는 분들의 손들에 주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길....
감사합니다!
김형준 2006.03.01 00:42  
  수패인님!
지난 2번에 걸친 연주와 더불어 이번에
하신 연주도 잘 들었습니다. 이번엔
삑 소리가 나지 않고 노래가 주는 감정을
님의 트럼펫 연주에서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로하시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신
작곡가 김규환선생님께서 매우 흡족해 하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따님의 취직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김형준 2006.03.01 00:43  
  바위님!
늘 님의 시를 읽을 때마다 상당히
독특한 스타일이라 느낍니다. 어떤
면에서는 시조에 가깝다고 생각도 해봅니다.
님의 글들을 제게 늘 배움의 소재가 됩니다.
늘 써 올려주신 글들을 읽으며 즐거움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준 2006.03.01 00:45  
  탑세기님!
사회를 보신 분 덕에 탑세기님 얼굴을
잠깐이나마 뵐 수 있었네요. 참 좋은
모임에서 만나뵐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아름다운 그 모임이 오래오래 계속되길 빌며.
감사합니다!
김형준 2006.03.01 00:47  
  요들님!
인사만 잠시 나누었을 뿐 대화를 할 기회가
나지 않았군요. 하지만 제 바로 앞에 노을님과
앉으셔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을 뵈어서
좋았습니다. 또 메세지도 주고 받아서 즐거웠구요.
어느새 친밀한 구면의 분이 되어주셨네요. 참
다정한 성격이신 것 같음을 늘 느낍니다. 님의 댓글
들을 읽으면서. 많은 분들을 사귀셨군요. 행복은
그렇게 따스함을 주고받으면서 나누는 것이겠거니
생각해봅니다. 고맙습니다!
김형준 2006.03.01 00:49  
  송인자님!
님의 후기에 김용주라고 쓴 사람이 바로 접니다.
김형준입니다. 님께서 어린 따님과 바로 제 뒷줄에
앉아 계신 모습을 보았습니다. 따님이 참 예쁘게
생겼더군요. 참을성도 음악성도 깊다 하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지루해하고 답답해
할텐데 엄마와 함께 좋은 음악을 나누는 그 아이의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준 2006.03.01 00:51  
  아름다운별님!
우리가 노래하던 세미화랑이 왜 그리 밝은가
했더니 별님의 아름다운 그 빛이 환히 비추어
있었군요. 천장에도, 앞에도, 뒤에도, 그리고
우리의 연합된 조화로운 마음에도 님이 가져오신
그 밝고 고운 별빛의 은덕을 입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별 2006.03.01 19:30  
  김형준님! 제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시면서 글만 보고 극찬을 해 주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네요. 다음달에 뵐때는 제가 먼저 가서 인사드릴께요. 3월에 반가운 얼굴로 뵙길 바래요.
김형준 2006.03.02 16:13  
  Beautiful Star님
님이 선택하신 Nick Name이 내 마음 속에
밝고 푸른 별을 이미 심어주었어요.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의 너의 별... 우리의 별'
별이 안 보이는 곳에는 희망이 없으며,
별은 모두 아름다움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star는 다 태양과 같이 뜨겁답니다.
즉, 별은 생명의 아버지이고, 우리의 지구는 어머니이지요.
다음 모임에서 '아름다운 별'님 만날 생각에
마음이 두근두근 거리며, 하늘의 별님들을 세어봅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