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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을 나가 길을 걸을 때

바다 25 1660
송시 - 문밖을 나가 길을 걸을 때

  바다/박 원 자

 문밖을 나가 길을 걸을 때
한 사람이 다가와
무엇을 했던 사람이냐고 물으면
늘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고 대답하리

 또 한 사람이 다가와
무엇을 했던 사람이냐고 물으면
해맑은 아이들의 마음 밭에
꿈을 심는 사람이었다고 대답하리

 또 다른 한 사람이 다가와
무엇을 가장 사랑했었느냐 물으면
꿈을 꾸는 그 아이들을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대답하리

 그가 또 무엇을 가르쳤느냐 물으면
어둔 세상 불을 밝히는 세상의 빛이 되고
너와 나 모두의 가슴에 따뜻한 사람이 되라
사랑을 가르쳤노라 대답하리

 그 사람이 가던 길 되돌아와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냐 물으면
아이들의 가슴에
해와 달과 별이 되었던   
선생님이었노라 대답하리

 이제 어디로 가느냐 물으면
아껴둔 나의 사랑을
모닥불처럼 피우기 위해
늘 꿈을 꾸었던 나만의 낙원으로
그 언젠가 그대와 내가
무지개로 만날 그 날을 위해
소년이 되어 달려간다 대답하리

 2006.8.30


학교에서 두 분의 정년퇴임식이 있었다.
방학이 시작하기 전에 부탁한 글인데  미리 써놓으려고 했지만
난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그저 컴 앞에 앉아 바보가 되어버린 시간들... 
어제 학교에 들러보니 31일인줄 알았던 퇴임식이 30일 오늘이라고 한다.

어젯밤에도 이 글을 쓰려고 했지만 마무리를 못하고 말았다.
아침에도 서둘러서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
드디어 학교로 가는 길..
차 안에서 떠올랐던 몇 조각의 생각들을 모자이크 하고 인쇄해서
컴교실로 가니 이미 퇴임식은 시작되었고..
단 5분 만 늦었어도 이 글을  드리지 못했을 텐데...
다행히 이 글을 읽어드렸다



25 Comments
별헤아림 2006.08.31 09:12  
  늘 부지런하신 바다님.
딱딱한 퇴임사보다 리듬이 살아있는 시로 표현된 글을
... 아슬아슬하게나마 본인들에게 전해 드렸다니, 다행입니다. ..^^*
신은희 2006.08.31 09:56  
  생각을 모자이크 하셨다는 것은 평소의 바다님에 생활에 베어 있는 것이기에
모자이크가 가능 하겠지요...
시를 쓰는 선생님 아래에 있는 아이들 분명 꿈과 희망으로 하루하루
쌓아 나아갈 것이며,시를 쓰는 선생님 위에 계신 퇴임하시는 선생님 역시 행복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초등교에  나가는 강사로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을 수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노을 2006.08.31 09:57  
  시골 학교 선생님이 되고싶었던 나의 미완의 꿈이
바다님의 시를 읽고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김용택 시인의 사는 모습은 제가 꿈꾸던 저의 삶의 모습이었는데...
퇴임하시는 두 분, 이 아름다운 시 한 편에 눈가에 이슬 맺히고
가슴이 먹먹해질 것 같습니다.
바다님 퇴임하실 그 먼 훗날엔 누가 이런 헌시를 바칠까 궁금합니다.
수패인 2006.08.31 10:36  
  읽어 내려가면서 바다님의 이야기(결코 바다이야기는 아닙니다)인줄 알았는데
그런 정겨운 사연이 있는 시 로군요.
바다님의 다정다감하심을 다시금 느낍니다.
바다님을 보노라면 며칠전 교감승진한 제초등학교 여친 생각이 납니다.
해야로비 2006.08.31 11:06  
  역시....퇴임하시는 선생님께 바치는 송시도...이렇게 멋지고, 감동적이게 쓰시는군요.
늘상, 세심하고, 자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일이 바다님의 마음이셔요~
바다님도 멋진 선생님이십니다.
바다 2006.08.31 14:24  
 
별헤아림님!
엊그제 만나서도 고민한다는 글 이렇게 썼네요
정말 아슬아슬했답니다.
그래서 더욱 사랑받는 글이 되었어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길
바다 2006.08.31 14:30  
  노을님!
 가곡교실에서 그  날을 중창으로 부르시는 모습 못보아 못내 아쉽습니다.
 노을님의 글 속에서 묻어나는 아름다움 ...
  참 멋지고 아름답고 훌륭한 선생님이 되셨을 텐데...
 사실  이 글... 많은 칭찬 받았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네요.
 제가 퇴임할 땐 우리 노을님이 . ..ㅎ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다 2006.08.31 14:32  
  수패인님!
 잘 지내셨는지요?
제목을 보면 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같지요? ㅎ
늘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 동창생 중에 학교 선생님이 많은가 보아요.
승진하셨다니 축하 드린다고 전해 주셔요.
저는 능력이 없어 교감 ..
안 하렵니다. ㅎㅎ
그냥 이렇게 수패인님과 *교감* 만 나누렵니다. ㅎ ㅎ
바다 2006.08.31 14:33  
  언제나 이쁜 해야~
 어쩜 이리도 이쁜 말로 ...
늘 사랑해요
감사드리고..
바다 2006.08.31 14:35  
  신은희님!
지난번 KBS홀에서 만나 반가웠어요.
쓰고 보니 이 글은 퇴임을 하시는 모든 분들을 위한 글이 되었어요
풀루티스트로 음악선생님으로 열심히 사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저도 이 글 속의 선생님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방 많이 부끄.. ㅎㅎ
늘 좋은 날 되셔요.
감사^^*
유랑인 2006.08.31 15:20  
  제목 보고 졸업이나 이퇴임으로 감 잡았었는데
역시 본문은 그 내용에..... 참 멋집니다.
되돌아 볼 것이  아름답길 또 한번 소원해 봅니다.
별헤아림 2006.08.31 17:07  
  바다님 블로그에 <교감게시판>있길래,
교감된 분들만 이용하시는 줄 알고 얼씬거리지 않았습니다.
ㅎㅎ.ㅎㅎ.ㅎ.
소리없이 언제 교감 선생님이 되셨나 했지요.
(좌충우돌 ..무식이 하늘 높은 줄 모르다..독서백편  의자현....
나중에야  '교감(校監)'이 아닌 '교감(交感)'인 줄 알았지요.
바다 2006.08.31 19:34  
  유랑인님!
 역시 시인의 기질이 다분하십니다.
 제목만 보고도 감을 잡으시니. ㅎㅎ
 저도 저 글속에 선생님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지 희망사항입니다.
감사드립니다
바다 2006.08.31 19:36  
  별~ 님!
 그러셨나요? ㅎㅎㅎ
교감이 못된 것이 솔직이 안부끄럽습니다.
저는 지금의 이 자유가 훨씬 좋습니다.
 그 이유는 별~님이 훨씬 잘 아시리라. ㅎ
뭉게구름 2006.08.31 22:37  
  초등교육에 헌신하시면서 시를 쓰시고 가곡을 좋아하시는 바다님!
정말 존경합니다.
유럽의 초등학교에서 가장 큰 과제물은 아이들에게 동시를 암송하게 하는 것    이고, 숙제는 창의력이나 탐구력을 기르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고 합니다.
냉철한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꿈과 사랑)을 지닌 학생을 길러내시는 바다님! 
아이들의 가슴에 해와 달과 별이 될려는 바다님! 
 
퇴임하시는 선생님에게 드리느 시이기도 하지만, 바다님 마음에 바치는 아름다운 시라고 생각합니다. 
바치는     
바다 2006.08.31 23:24  
  김형규 교수님!
이 글을 써놓고 보니 교수님 말씀처럼 저에게 바치는 글도 되었습니다.
정말 이런 선생님으로 퇴직할 수 있다면 하는 소망을 해봅니다.

퇴임식날 선후배 선생님들로부터 가슴이 뭉클하였다고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는...
술 좌석에서도 삼삼오오 앉으셔서 말씀하셨다는 후문을 듣고
저도 눈물이 나오려고 했습니다.

제가 이 생을 다하는 날까지 남을 위해 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글로서 감동을 주는 일이라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렵니다.
교수님이 주신 덕담에 기뻐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교수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빌면서

바다 박원자 드림
sarah* 2006.09.01 00:58  
  ...감동은 머리로 부터 오지않고 가슴으로 부터 옵니다.... 
넓고도 따뜻한 가슴을 가지신 바다님.....
가슴에 품으신 동료분들과 제자들 향한 깊은 사랑이 이처럼 감동을 주는 시로 노래되어진 것입니다.....
넉넉한 사랑으로... 바다님께 맡겨진 글로서 남을 위해 감동을 주는 귀한 재능을 더욱 펼쳐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번 만나뵈어 참으로 기뻤답니다^^*
바다 2006.09.01 11:00  
  sarah*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전 생맥주가 그렇게 맛있는 줄 첨 알았어요.
사라님이 사 주셔서 그래요. ㅎ
이 다음은 제가 삽니다. ㅎ ㅎ

항상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사라님의 리플
무엇에 비길 수 없이 훌륭한 글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송인자 2006.09.01 15:11  
  바다 선생님// 가곡 창작 발표회날 식당에서 뵈었었지요.^^
이처럼 근사한 퇴임 송시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분들 가슴에 진한 감동을 안고 교단을 떠나셨겠습니다.
멋진바다님.... 멋진 노래말로 영원히 우리 곁에 계실거죠? ^^
바다 2006.09.01 17:23  
  송인자 수필가님!
 그래요^^*
 우리 한 번 만났어요.
 이 다음에 만나면 이제 나란히 앉읍시다.ㅎㅎ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으라는 격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세라피나 2006.09.02 12:03  
  *무엇을 했던 사람이냐고 물으면..*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냐  물으면..!!!*

안녕하세요?  바다선생님!^^
퓰륫을 연주하시는  모습으로 기억되시는  박원자시인선생님^^*
서정적 정서가  배어나는 시상의 감성에  마음의파장을  불러 일으키시는
꼬마천사들의친구!!^^  *박선생님*^^

저의, 엄마께서도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어요.^^ 지금은 퇴임하셨구요..
우리엄마  이름은  언제나 언제나 불리워지시던  *이선생님*^^이셨답니다..^^
선생님  글 읽으면서 주체 할 수 없는 가슴 속 울멍거림으로  울었습니다.
퇴임식날  많이도 우셨던 엄마가 생각나서요..;;^^
저는 지금도  '이선생님'^^하고 부를 때가 많은데 
은근히 좋아하시는 걸 느낀답니다.^^(선생님께서도 그러실껄요?)^^

 이처럼 *감동의 헌시*를  선물 받으신 스승님들께선 행운의어르신들이십시다.
바다선생님과  함께했던  교단의  추억을  갖게  된 이유로요..^^*
 



 
 
바다 2006.09.02 19:16  
  세라피나님!
 그러니까 우린 구면이네요 ^^*
어머니께서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니 반갑습니다.

  많은 보람을 느끼신 분이시리라 믿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정년까지 마치셨다면 정말 훌륭하신 선생님이시군요.
자기 직장에 충실하여 정년까지 근무한다는 것은 건강하셨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사명감이 뛰어나신 분이었을 것입니다.
오래도록 이 선생님으로 불러 드리셔요.
저희 아이들은 제게 한 번도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지 않아요
그냥... 엄마 ㅎ ㅎ
마음을 나누어 주신 세라피나님은 합창단원 맞나요?
아무튼 감사드리고 반갑고 그렇습니다.
세라피나 2006.09.03 02:21  
  선생님!^^
정성스런 답글 감사드려요.^^

합창단원  아니걸랑요?^^(제가 그 만큼 실력이 못된답니다.)^^
저희  어머님의 삶을  아름드리 표현 해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늦은 인사드림에 더 송구스럽구요.
글을  통해서도 이리도  '마음의거리'를  바짝 당길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답니다.^^

참!  자제 분들이 아직 선생님이라고  부르시지 않음은
선생님께서  젊으시다는 이유입니다.^^(감히^^말씀드렸습니다.)^^

꼬마친구들과  많이많이 행복하시구요~^^ 
바다 2006.09.03 16:51  
  세라피나님!
그래요.
이렇게 글로 마음의 거리를 바짝 당겼네요^^*
마음이 아주 따뜻하신 분을 만나 기뻐요 .ㅎ
 나중에 뵙게 되기를.
그리고 늘 행복하시길^.*
세라피나 2006.09.05 01:57  
  선생님~!^^
따스히 주신 글  긴~~여운으로  간직하겠습니다.^^

*볼 우물*^^이  매력이신
**어느  시인선생님의  미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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