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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밝은미래 2 904
          운 동 화
               
바쁜 날에는 뛰어야 한다.
여기저기 시간 부릴 수 있어야 한다.
다 그러고 사는 거라며
뛰는 듯이 뛸 수 있어야 한다.
단단한 허리로 뛸 수 있어야 한다.
못생긴 큰 발도 조금만 아파야 한다.

한가한 날에는 걸어야 한다.
이것저것 쳐다보며 느긋할 수 있어야 한다.
사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끼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멋이 있어야 한다.
다져진 미소로 걸을 수 있어야 한다.
발이 있는지도 모르고 걸을 수 있어야 한다.

버겁게 삶이 짓누를 때는 떠나야 한다.
어디든 가릴 것 없이 돌아다닐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쉬이 가볍게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내 발이 조금만 부어있어야 한다.

잠 못 이루는 밤에는 깨어 있어야 한다.
공원을 몇 바퀴나 산책할 수 있어야 한다.
밤이 지나도록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안에 있는 나와 얘기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 날에 눈이 내리면
발바닥만한 발자국을 내려다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서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2004. 7. 19.
     
2 Comments
산처녀 2004.07.22 17:26  
  별헤아림님의 글을보니 운동화의 할일은 너무나 많군요.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우리엄마가 처음으로 운동화를 사주셨었죠.
면단위시골 국민학교에서는 그야말로 구경이났었죠
전교생아이들이 운동화구경을오고 나는 돌아가면서 그운동화를 신켜보느라
 몇일을 참으로 바빴던 기억이 있지요
참으로 아련한 기억입니다

유담 2004.07.26 00:27  
  그 옛날 운동화는 왜그리 잘도 떨어지고 했었는지요
원체 그러했는지 내가 그리하였었는지...
그때 운동화가 그립네요.

밝은미래님의 운동화의 발도 항상 건강하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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