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 둔 마음
버려 둔 마음
권선옥(sun)
획의 변화가 없는 전서(篆書)를 쓰며
두 달 동안 서예원을 오갔다
먹을 갈아도
내 마음을 갈아도
울컥 치미는 분노
맑지도 않고 다듬어지지도 않는
마음의 붓대를 잡고
검은 먹을 다스릴 수는 없는 법
자신이 쓴 연습본을 체본이라 우기다
얼굴 붉히며 발길 돌린 인내의 한계
삼십 년이란 시간의 여울을 건넌 지금도
서예원을 지날 때면 고개를 떨군다
버려 둔 붓발과 팽개져진 화선지는
세월 쌓인 선반 위에
시설아동 마냥 마냥 웅크리고 있다
<2004. 7. 24.>
권선옥(sun)
획의 변화가 없는 전서(篆書)를 쓰며
두 달 동안 서예원을 오갔다
먹을 갈아도
내 마음을 갈아도
울컥 치미는 분노
맑지도 않고 다듬어지지도 않는
마음의 붓대를 잡고
검은 먹을 다스릴 수는 없는 법
자신이 쓴 연습본을 체본이라 우기다
얼굴 붉히며 발길 돌린 인내의 한계
삼십 년이란 시간의 여울을 건넌 지금도
서예원을 지날 때면 고개를 떨군다
버려 둔 붓발과 팽개져진 화선지는
세월 쌓인 선반 위에
시설아동 마냥 마냥 웅크리고 있다
<200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