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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의 노래

바다박원자 7 2190
내 어머니의 노래

박 원 자

당기 둥당기 둥당기 허
동지섣달 긴긴밤에 부르던
내 어머니의 노래

흰 저고리 검정치마 질끈 동여매고
검정 몸빼 낭자머리 여인들이
으스름 깊은 밤에 
고래등같은 기와집에 마실 와
세상사 시름 잊고  노래하네

저마다  품은 한을 어디메에 풀쏜가
둥당에 덕 둥당에 덕
당기 둥당에  둥당에 덕
메기는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고
받는 소리 자지러지고 우렁차다

빛바랜 겨자색 동치미 국물
한 사발 단숨에 들이키고
팔뚝 같은 우 한 입씩 베어
주린 배 채우고 채우며
한 마당 넘기고 또 한 마당 넘기고

가마솥에 갓 쪄온 고구마
보잘것없는 배추김치
농주 한 사발에 취해
얇은 사 하얀 고깔 쓴
비구니보다 더 애절한 춤사위

오마지 않는 님 잊을세라
이마에 송글거리는 땀방울에
이슬도 같이 지던 내 어머니의 노래

둥당에 덕 둥당에 덕
당기 둥당에 둥당에 덕
7 Comments
성성모 2004.05.06 01:07  
  남녘에 길에선 노래턱을 내야만 길을비켜준다더니 어머님께서도
넘못잖은 감성을 가지셨나 보군요, 한자락 노래가락에 모든 시름
풀어버리는  넉넉함이 눈에선합니다.
우지니 2004.05.06 14:13  
 
  어머니 !
언제 들어도 마음의 고향인 어머니 !
어머니께서 부르셨다는 노래는
요즘 젊은이들은 마음속 깊이 아려오는  느낌을 못 느끼겠지만
 저희또래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사무치게 그리웁답니다.

지금으로부터  오십오륙년 전에
 저에게도  어머니께서 들려 주시던 노래가 생각이 나서

 꽃례야 꽃례야 바꽃례야
 너 뭣하러 울고가니
 우리 엄마 멧동으로
 젖먹으로 울고가네.

꽃례야 꽃례야 박꽃례야
 너 뭣하러 올라가니
우리엄마 보고싶어
뒷 동산에 올라가네.

어메 어메 각시어메
배만 잘짜면 뭣 한당가
뒤안에 복숭아 다 따먹고
 나 한조각도 안주는가

어메 어메 각시어메
얼굴만 이쁘면 제일인가
구정통에 호박씨도
얼그덩 덜그덩 잘 생겼대.

그 옛날에는  이런노래도 있었답니다.
오숙자.#.b. 2004.05.06 22:21  
  우리 어머니 노래도
전래해온 노래인데요
우지니님이 올려놓은 노래와 비슷한
타박 노래와
그리고 중학교 때 까지도 외웠었던 노래

  얘야 아가 며느리야
  우물가에 빨래가라
 
  우물가에 빨래가니...


예까지만 생각나네요.

어버이 날을 맞아

아버지께서도 부르시던 노래도
생각하며 보내렵니다.
정우동 2004.05.07 21:52  
  둥기당 덩더꿍에 실어
토해 내는 사설마다
우리 오메 한 실리고
남에 오메 원 실렸네
그러구러 시름 잊고
노래로 신이 났네
얼씨구 좋고 좋아라
산처녀 2004.05.07 22:37  
  산중 왕이라는 호랑이의 생일엔 토끼님은 춤추고 여우님은 빠요린
호랑이 볼기짝이 실룩실룩하더라  어릴때 엄마가 손뼉치며 들려주던 노래였읍니다  이제 82세의 어머니는 기력이없으셔서 다시 그노래를 불러주실수있는지?
바다님의 시에서 여인네의 깊은 한이 새나오는군요
맑은유리 2004.05.11 10:56  
  어머~여기 너무 재미 있어요.

저희 어머님께서 제 어릴적  기억은  없는데
외 손자 잠재울 때 불러 주시던 자장가가 생각나요.

둥기~ 둥기~ 둥기~ 둥기~
우리 아기 착한 아기

둥기~ 둥기~ 둥기~ 둥기~
부모에는 효자동이~
나라에는 충신~

그런데 갑자기 불러보려니  생각이 잘 안나네요.ㅎㅎ
★민주.. 2004.05.18 20:41  
  선생님 저 선생님 반의 제자 김민주 입니다..
우리 엄마께서 정말 좋은 시다고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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