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망태기

음악친구 0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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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엽 작사 / 한동찬 작곡

언제부터 걸려 있었나 잿간 흙벽에 외로이 매달린 작은 꼴망태기 하나
그 옛날 낫질 솜씨 뽐내셨을 할아버지의 거친 숨결이 아버지의 굵은 땀방울이
찐득찐득 배어들어 누렇게누렇게 삭아버린 꼴망태기 하나
할아버지가 아버지가 나무지겟짐 세워 놓고 떡갈잎 물주걱 만들어
시원하게 목축이다 흘리신 바윗골 약수랑 싱그러운 들꽃 향기랑
소릇이 배어들어 바작바작 삭어버린 꼴망태기 하나
옛날에 더 옛날에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이 꼬부랑 논둑길 휘저어 불어대던
버들피리 흥겨운 가락이 풋풋했던 풀빛 꿈들이 모락모락 새어나온다
살포시 살포시 배어나온다 지금은 아무도 찾는 이 없는데
언제 걸렸나 잿간 흙벽에 쓸쓸히 매달려 바삭바삭 늙어가는
다 삭은 꼴망태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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